2015.09.25 20:08

한 점 바람

조회 수 2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한 점 바람/강민경


 

처음엔, 한 점 바람  

하찮게 여겼더니

여름이 다 가도록 얼씬도 않는 바람

삐쳤는가?

끓는 지열에 턱턱 숨 막히며 늘어지는 육신

이제는, 아양이라도 떨며 비위라도 맞추며  

상전으로라도 모시고 싶은 심정이다

  

“무슨 날씨가 이래” 하고

원망해 봐도

핏대를 세우며 성질을 부려 봐도

하늘마저 구름 한 점 없더니

우르릉 꽝, 번쩍번쩍, 이제 됐다 싶은데

끝내, 소리만 요란하고 칼춤만 춰대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란 말도 거짓말이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처럼

평소에 싫어하던 에어컨을 켜는데

내가 싫어하니까 저도 싫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타일 바닥이 흥건하다

 

누구의 눈물인지 혹은

누구의 비뇨인지 모르지만

한 점 바람 하찮다고 괄시했다가

올여름 된통 당하고

에어컨 바람에 닭살 돋게 생겼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6 4월, 꽃지랄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5.09 79
105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에 『책』을 생각해보자! 김우영 2012.04.21 486
104 4월 꽃바람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4.28 111
103 4B 연필로 또박또박 1 유진왕 2021.08.11 128
102 40년 만의 사랑 고백 성백군 2013.06.26 214
101 수필 4,29 폭동 20주년을 맞는 우리의 각오 정용진 시인 1 정용진 2021.03.05 170
100 4 월 성백군 2006.08.18 202
99 시조 3월의 노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12 61
98 3월은, 3월에는 하늘호수 2016.03.17 131
97 3월은 김사빈 2007.03.18 157
96 3월에 대하여 김사빈 2007.03.18 193
95 3월-목필균 오연희 2016.03.09 441
94 3월 강민경 2006.03.16 155
93 3시 34분 12초... 작은나무 2019.03.21 242
92 30여년 세월의 스승 권태을 선생님께 이승하 2004.09.20 750
91 3.1절을 아는가 / 임영준 김연실 2006.02.27 295
90 2잘 살아춰 file 박동일 2006.05.11 374
89 2월의 시-이외수 file 미주문협 2017.01.30 446
88 시조 2월 엽서.1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01 131
87 시조 2월 엽서 . 2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6 95
Board Pagination Prev 1 ...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