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9 16:09

가을비 소리

조회 수 22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비 소리/강민경

 

 

          산책길 비 피하려고

 뉘 집 처마 밑에 들어

 발밑을 살피는데

 열매 몇 알 떨어져 있다

 

 단내를 따라 줄을 잇는 개미떼

 민감한 후각 앞세운 주인 행세라니

 먹음직스런 열매를 열어

 달콤한 맛에 푹 빠진 잔치

 지척에 있는 나에겐 관심도 없다

 

 열매에 살 올려놓고 떠나는

 가을비의 배려였을까

 저 때문에 굶주릴지도 모를

 새와 개미를 걱정한 걸까

 하나같이 빨갛고 노랗게 잘 익은 것들이다

 꽃술을 털어내며 커지는 오진 열매를 보면서

 오지고 기뻤던 기억의 한편은

 실패한 인생 같아 스산하다

 

 자연의 섭리라지만

 내 가슴 속에 이는 생성(生成)의 외침

 결실을 보고 떠나보내는

 시간의 질곡(桎梏)을 벗아 나지 못한

 가을비 소리

 듣는 이의 가슴에 젖어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46 시조 성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2.24 119
2045 2021년 12월의 문턱에서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21 183
2044 늦가을 억새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08 168
2043 시조 만추晩秋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2.03 118
2042 진짜 부자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1.30 100
2041 시조 꽃 무릇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30 230
2040 시조 낙법落法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9 195
2039 시조 기다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8 72
2038 시조 어제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7 89
2037 시조 안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6 68
2036 시조 백수白壽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5 79
2035 시조 종자種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4 144
2034 어둠에 감사를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1.23 103
2033 시조 유혹誘惑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3 70
2032 시조 추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2 109
2031 시조 명당明堂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1 106
2030 시조 담보擔保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0 147
2029 시조 방출放出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9 137
2028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8 99
2027 시조 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7 50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