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3 20:22

자유시와 정형시

조회 수 35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자유시와 정형시 / 성백군

 

 

결혼 후 줄곧 아내에게 맡긴 이발

이제는 익숙할 만도 한데

조급한 내 성미가 화를 불렀다

 

물 묻혀 가지런히 머리를 빗기고

이쪽저쪽 머리카락 한 올 틀리지 않게

좌우대칭을 맞추려 깎고 또 깎는데

정작 거울에 비췬 내 표정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점점 우거지상으로 변한다.

 

여보는, 어떻게 40년을 넘게

머리를 깎으면서도 정형시밖에 쓸 줄 모르느냐

나는 들쑥날쑥한 자유시가 더 좋은데하고

퉁을 주었더니, “어라! 그러니까, 당신은

여자라면 노소를 가리지 않고 침을 질질 흘린단 말이지

하며 꼬집어 돌리는데

애고, 하나님 이래도 되는 것입니까?

당신은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바람 한번 못 피운

샌님인 것을

 

자유로운 삶에는

댓가가 따른다는 것을

자유시에는 난해한 부분이 많다는 것으로 귀결지으며

꼬집힌 멍 자국을 위로해 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69 석류의 사랑 강민경 2005.06.28 516
2268 풀 잎 사 랑 성백군 2005.06.18 303
2267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김우영 2011.10.01 673
2266 빈 집 성백군 2005.06.18 256
2265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나은 2008.08.26 575
2264 도마뱀 강민경 2005.11.12 253
2263 낙관(落款) 성백군 2011.01.07 514
2262 무 궁 화 강민경 2005.07.12 330
2261 아우야, 깨어나라 고영준 ko, young j 2005.05.18 355
2260 ‘위대한 갯츠비(The Great Gatsby)’를 보고나서 김우영 2013.05.23 670
2259 구어의 방주를 띄우자 전재욱 2005.01.01 344
2258 쿼바디스 나마스테- 나마스테 관리자 2004.07.24 560
2257 흰 머리카락 성백군 2005.08.26 268
2256 가슴이 빈 북처럼 강민경 2010.03.09 871
2255 강을 보며, 바다를 보며-오정방 관리자 2004.07.24 487
2254 그대! 꿈을 꾸듯 손영주 2008.02.28 392
2253 땅과 하늘이 마주 보는 비밀을 강민경 2010.07.06 1002
2252 모닥불도 처음엔 강민경 2010.06.15 890
2251 연꽃과 연등 - 나마스테 관리자 2004.07.24 833
2250 우리말 애용론 김우영 2011.04.20 57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