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2009.01.08 07:08
인연
내 나이 이십대 빠리에서
가슴에 무덤 하나 만든날
그녀 처음 내 손을 잡아 주었다
있는 듯 없는 듯
잊고 살다가
토론토에서 다시 만난 그녀
내 이웃으로서
틈틈히 안부 건네며
형제처럼 잘 지내다
황망히 이승을 떠났다
가끔 가끔 아이들 돌아봐 주겠다고
마음 놓고 길 떠나라고 손 흔든날
시뻘게진 남편의 눈에선 눈물이 떨어졌고
울컥 울컥 목이 메였다
잊고 있었던 그녀의 아이들
유난히 걱정하고 떠난 큰아이
서울에서
잘생긴 청년이 된 그를 만났다
다듬어 줘야 하는데
다듬어 줘야 하는데
이승 떠나기 전
그녀의 손 잡아 주며
위로로 했던, 보이지 않는 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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