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만 놀랬느냐 나도 놀랬다/강민경

 

 

샌프란시스코 워너크릭* 동네 앞

공원 호수에 가면 먹이 따라 모여든

오리들과 새 떼들이 있다

 

방죽 억새 촘촘히 우거진

그이와 내가 산책하는 길가

이 나무에서 저 나무 사이를 날며

경쟁하듯 지지배배 울어대는 새소리 듣다 보면

찬바람에도 흥이 일어

추운 줄도 모르고 감상에 젖어드는데

 

느닷없이

내 발걸음 소리에 놀라

마른 억새 숲 밑 수면을 차고 오르는

오리 한 마리

그 부리에서 “살려 주세요.” 외치며

파닥이는 물고기의 절망을 보는 순간

그 짧은 찰나에

 

오리도 놀라고

물고기도 놀라고

놀랄 일 없는 나도 놀라고

무심한 세상도 놀란다고

평화로운 호수가 파문을 일으키며 파르르 떤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도시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46 단신상(單身像) 유성룡 2007.06.24 146
845 찡그린 달 강민경 2015.10.23 146
844 황혼에 핀꽃 강민경 2018.01.04 146
843 물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26 146
842 엿 같은 말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5.20 146
841 꽃불 성백군 2008.04.04 145
840 겸손 성백군 2008.04.04 145
839 7월의 감정 하늘호수 2016.07.22 145
838 하와이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9 145
837 그가 남긴 참말은 강민경 2019.06.26 145
836 시조 어머니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29 145
835 카멜리아 꽃(camellia flawer)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4.09 145
834 기도 성백군 2007.01.18 144
833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이월란 2008.03.24 144
832 뱅뱅 도는 생각 하늘호수 2015.11.07 144
831 파도 하늘호수 2016.04.22 144
830 고백 (6) 작은나무 2019.03.14 144
829 가을 총총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18 144
828 시조 비이거나 구름이거나 바람일지라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13 144
827 시조 서성이다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01 144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