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6 14:23

눈높이대로

조회 수 18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눈높이대로/강민경

 

 

산책을 하다 잠시 쉬는 저 앞

빨간 머리 새가 갈색 머리 새와

주둥이를 포갠다

어미 새가 새끼 새를 먹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다

 

푸른 잔디 사이 콕콕 쪼다가도  

잽싸게 짹짹 크게 벌린 입을 본  

어린아이, 입술 뾰족하게 모아 내밀고

쪼르르 다가 가 엄마의 목을 끌어 안고

재잘거리는 입술에 윤기가 돈다

반짝이는 검은 눈동자 샛별이다

 

저만큼에서 이 광경을 방관하는 듯 한  

젊은이 몇몇 킥킥거리며 하는 말

뽀뽀는 무슨, 키스하는건데 라며 얼버무린다

 

어미 새가 새끼 새에게 먹이를 먹인다, 하는

나와, 키스한다고 킥킥거리는 청년들과,

엄마에게 뽀뽀하라고

매달리는 아이를 재미있게 보는

한 중년 남자가 만약 전문가였다면

어미 새가 새끼 새에게 먹이를

먹여주는 거라고 증명 한다면

각자의 눈높이대로, 모르고 한 말이지만  

내가 나잇값을 하였을 텐데!

침묵으로 사위어 가는 노을이 벌겋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05 시조 점촌역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19 183
1104 신선이 따로 있나 1 유진왕 2021.07.21 183
1103 시조 봄볕/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9 183
1102 약속 유성룡 2006.05.26 184
1101 촛불 강민경 2014.12.01 184
1100 나쁜엄마-고현혜 오연희 2017.05.08 184
1099 새분(糞) 작은나무 2019.03.12 184
1098 C. S. ㄱ. ㄹ. 의 조화(調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8.19 184
1097 시조 동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23 184
1096 내 사월은 김사빈 2006.04.04 185
1095 원죄 이월란 2008.03.21 185
1094 안부 김사빈 2011.12.31 185
1093 (단편) 나비가 되어 (2) 윤혜석 2013.06.23 185
1092 슬픈 인심 성백군 2015.01.22 185
» 눈높이대로 강민경 2016.02.16 185
1090 뭘 모르는 대나무 강민경 2015.04.30 185
1089 신(神)의 마음 작은나무 2019.03.29 185
1088 아름다운 잎사귀로 남고 싶습니다 / 김원각 泌縡 2020.07.06 185
1087 그의 다리는 박성춘 2015.06.15 186
1086 시조 풀잎이 되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06 186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