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4 11:59

봄날의 충격

조회 수 18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날의 충격/강민경                          

 

 

징그럽게 맑은 봄볕이 원인이었어

새끼들 데리고 어서 나오라 부추긴

짙푸른 하늘도 어미의 죽음을 재촉한 독이었어

길바닥에 묘혈을 파다니

새끼 오리에게서 어미를 빼앗아 간

차마 잊지 못할

봄날의 충격일 줄을 어찌 알았겠어

 

건널목도, 멈추라는 표시도 없는

4차선 도로는 사람도 건너길 꺼리는데

한 낫 날짐승인 오리 주제에

어린 것들과 사지로 든 도전이라니

  

멈출 줄 모르는 차를 보는

내 다급함, 들을 귀가 없는 오리에게

위험해, 어서 나와 라는 말 

어어 저- 더듬는 순식간

덜커덩 투 둑 아스팔트 위에 널브러진 어미,

새끼 걱정에 눈을 감지 못한다

애고  

저 어린 새끼들은 또 어쩌지!

 

방심하면 언제 어느 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세상사 야박함을 고발하는

봄날에 충격,

허겁지겁 털도 안 자란 날개 푸드덕 벌벌

가던 길 앞다퉈 되돌아오는 새끼들이

안타까워 서성이는 나를 피해

길가 풀숲을 파고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86 시간은 내 연인 강민경 2014.09.14 188
1085 뭘 모르는 대나무 강민경 2015.04.30 188
1084 시詩 안에 내가 함께 있으니까요 - 김원각 泌縡 2020.03.13 188
1083 안아 보고 싶네요! / 김원각 泌縡 2020.04.23 188
1082 아름다운 잎사귀로 남고 싶습니다 / 김원각 泌縡 2020.07.06 188
1081 우리집 강민경 2005.12.17 189
1080 낙조의 향 유성룡 2006.04.22 189
1079 할미꽃 성백군 2006.05.15 189
1078 검증 김사빈 2008.02.25 189
1077 가슴을 이고 사는 그대여 유성룡 2008.04.28 189
1076 아버지 철학 file 김사비나 2013.02.12 189
1075 촛불 강민경 2014.12.01 189
» 봄날의 충격 강민경 2016.03.04 189
1073 시조 풀잎이 되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06 189
1072 겨울 산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1.28 189
1071 새와 나 강민경 2020.05.02 189
1070 잃어버린 밤하늘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25 189
1069 12월, 우리는 / 임영준 뉴요커 2005.12.05 190
1068 탱자나무 향이 강민경 2006.03.05 190
1067 라이팅(Lighting) 성백군 2007.12.06 190
Board Pagination Prev 1 ...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