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4 11:59

봄날의 충격

조회 수 19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날의 충격/강민경                          

 

 

징그럽게 맑은 봄볕이 원인이었어

새끼들 데리고 어서 나오라 부추긴

짙푸른 하늘도 어미의 죽음을 재촉한 독이었어

길바닥에 묘혈을 파다니

새끼 오리에게서 어미를 빼앗아 간

차마 잊지 못할

봄날의 충격일 줄을 어찌 알았겠어

 

건널목도, 멈추라는 표시도 없는

4차선 도로는 사람도 건너길 꺼리는데

한 낫 날짐승인 오리 주제에

어린 것들과 사지로 든 도전이라니

  

멈출 줄 모르는 차를 보는

내 다급함, 들을 귀가 없는 오리에게

위험해, 어서 나와 라는 말 

어어 저- 더듬는 순식간

덜커덩 투 둑 아스팔트 위에 널브러진 어미,

새끼 걱정에 눈을 감지 못한다

애고  

저 어린 새끼들은 또 어쩌지!

 

방심하면 언제 어느 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세상사 야박함을 고발하는

봄날에 충격,

허겁지겁 털도 안 자란 날개 푸드덕 벌벌

가던 길 앞다퉈 되돌아오는 새끼들이

안타까워 서성이는 나를 피해

길가 풀숲을 파고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88 팥죽 이월란 2008.02.28 196
1187 배달 사고 성백군 2013.07.21 196
1186 사생아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7.12 196
1185 시조 중심(中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2 196
1184 가을, 잠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9 196
1183 우리집 강민경 2005.12.17 195
1182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이월란 2008.03.22 195
1181 C. S. ㄱ. ㄹ. 의 조화(調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8.19 195
1180 시조 동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23 195
1179 시조 점촌역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19 195
1178 시조 먼 그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25 195
1177 꽃보다 나은 미소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4.01 195
1176 Exit to Hoover 천일칠 2005.02.19 194
1175 가을묵상 성백군 2005.11.06 194
1174 낙엽 이야기 성백군 2007.03.15 194
1173 길동무 성백군 2014.03.15 194
1172 산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19 194
1171 풀루메리아 꽃과 나 강민경 2016.04.10 194
1170 졸업식은 오월의 함성 강민경 2018.05.18 194
1169 그만 하세요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4.30 194
Board Pagination Prev 1 ...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