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8 00:57

강설(降雪)

조회 수 16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강설(降雪) / 성백군

 

 

허공에도 꽃이 피네요

낙화?

아니, 주의 재림입니다

 

봄 여름 가을

세상에서 핀 꽃은 겨울이면 다 사라지는데

저건 하늘에서 내려온 저승 꽃

이제 막 칼춤을 추듯 피어납니다

 

지붕 위 장독대 위

벗은 나뭇가지, 길가 말라 죽은 풀 위에

아무 곳이나 닫는 곳이면 소복소복

눈이 쌓입니다

구별 없이 천지가 온통 한 색 순백입니다

 

아이들이

집 그늘을 들추며 뛰어나오고

강아지가 그 뒤를 따라 쫄랑쫄랑 따라 다니고

나도 저들 속에 어울려져 움직이는 풍경이 되고 싶은데

살아온 세월이 길어 죄가 많아 그런지

옆구리가 시립니다

선뜻 발걸음을 내딛기가 두렵습니다

 

자욱하게 눈 내리는 먼 하늘 바라보며

단두대에 사형수처럼

내 목을 차가운 눈발에 맡겨 봅니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오래도록

주의 긍휼을 기다리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28 시조 코로나 19 – 달맞이 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26 78
2027 시조 코로나 19 – 낙엽落葉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29 142
2026 시조 코로나 19 – 나는 지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18 134
2025 시조 코로나 19 – 꽃단장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31 79
2024 시조 코로나 19 – 기다림 / 천숙녀 2 file 독도시인 2021.08.17 71
2023 시조 코로나 19 – 그루터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30 98
2022 시조 코로나 19 – 갈래 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07 104
2021 시조 코로나 19 – <2021년 문경새재여름시인학교>-비대면 개최 / 천숙녀 독도시인 2021.08.21 174
2020 시조 코로나 19 -향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20 127
2019 시조 코로나 19 -예방접종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13 110
2018 시조 코로나 19 -아침 햇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05 94
2017 시조 코로나 19 -숲의 몸짓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19 116
2016 시조 코로나 19 -수묵화水墨畵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01 85
2015 시조 코로나 19 -반갑지 않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07 181
2014 시조 코로나 19 -무탈無頉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27 119
2013 시조 코로나 19 -맨드라미 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16 100
2012 시조 코로나 19 -국군의 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01 81
2011 시조 코로나 19 - 천만리 할아버지 손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17 84
2010 시조 코로나 19 - 숲 답기 위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23 140
2009 커피 향/강민경 강민경 2019.02.28 132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