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8 00:57

강설(降雪)

조회 수 1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강설(降雪) / 성백군

 

 

허공에도 꽃이 피네요

낙화?

아니, 주의 재림입니다

 

봄 여름 가을

세상에서 핀 꽃은 겨울이면 다 사라지는데

저건 하늘에서 내려온 저승 꽃

이제 막 칼춤을 추듯 피어납니다

 

지붕 위 장독대 위

벗은 나뭇가지, 길가 말라 죽은 풀 위에

아무 곳이나 닫는 곳이면 소복소복

눈이 쌓입니다

구별 없이 천지가 온통 한 색 순백입니다

 

아이들이

집 그늘을 들추며 뛰어나오고

강아지가 그 뒤를 따라 쫄랑쫄랑 따라 다니고

나도 저들 속에 어울려져 움직이는 풍경이 되고 싶은데

살아온 세월이 길어 죄가 많아 그런지

옆구리가 시립니다

선뜻 발걸음을 내딛기가 두렵습니다

 

자욱하게 눈 내리는 먼 하늘 바라보며

단두대에 사형수처럼

내 목을 차가운 눈발에 맡겨 봅니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오래도록

주의 긍휼을 기다리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07 날 저무는 하늘에 노을처럼 하늘호수 2017.05.15 247
1206 꽃보다 청춘을 강민경 2017.05.12 181
1205 어머니의 소망 채영선 2017.05.11 220
1204 오월 하늘호수 2017.05.09 139
1203 나쁜엄마-고현혜 오연희 2017.05.08 186
1202 생각이 짧지 않기를 강민경 2017.05.05 103
1201 봄이 왔다고 억지 쓰는 몸 하늘호수 2017.05.02 111
1200 낙화(落花) 같은 새들 강민경 2017.04.30 96
1199 2017년 4월아 하늘호수 2017.04.26 105
1198 진실은 죽지 않는다/(강민선 시낭송)밑줄긋는 여자 박영숙영 2017.04.25 149
1197 티눈 하늘호수 2017.04.21 138
1196 꽃의 화법에서 강민경 2017.04.20 114
1195 관계와 교제 하늘호수 2017.04.13 209
1194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285
1193 동행 하늘호수 2017.04.07 122
1192 풋내 왕성한 4월 강민경 2017.04.06 117
1191 거룩한 부자 강민경 2017.04.01 154
1190 바퀴벌레 자살하다 하늘호수 2017.03.30 154
1189 아침 이슬 하늘호수 2017.03.30 137
1188 상실의 시대 강민경 2017.03.25 96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