덫
2009.11.22 11:51
입주한 지 몇 달 안 된 아파트에
개미들이 나보다 먼저 입주했다
먹을 것이 없는 빈 공간에서
삶의 행렬은 멈추지 않는다
일요일 오후 지난해
딸아이가 준 크리스마스 선물 초콜릿
입에 넣다 말고
그리움에 울컥하여
탁자 위에 놓았다
초콜릿 달콤한 걸 어찌 알았는지
일렬종대로 줄을 서서
오고 가고
영치기 영차
먹고 살기 위한 필사의 노력
질기고 모진 삶을 영위하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어딜 감히
눈 부릅뜨고
적막을 향한
그리움을 몰살시켜야 했다.
아~
하늘 두려워하지 않고
덫에 걸려든 장엄한 임종을 위해
스프레이로 거대한 살생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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