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24 17:04

새들도 방황을

조회 수 25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새들도 당황한 날 /강민경

 


늦은 저녁 무렵

맑던 하늘 언제였냐는 듯 번쩍

하늘 가르는 번개 세례 우르르 쾅쾅 으르르  

먹구름 다그치는 하늘의 괴성

천지를 뒤흔든다

 

둥지에서 잠을 청하던 새들 느닷없는 굉음에

이 나무 저 나무 숲에서 퉁겨져 나와

날 줄 씨줄을 그리는 난 분분한 당황

그 절박감이라니!

방 안에서 지켜보는 나도 긴장한다

 

여보, 저것 좀 봐

아주 큰 태풍이 오는가 봐

새들도 야단이다. 지금이라도 유리에

테이프를 쳐야 하나 다급한 채근, 후회먼저

소심해서 허둥거리는 사이

벼락 치는 폭풍우 소리  

먹먹한 내 귓속을 후벼 판다

 

메마른 캘리포니아 다급한 사정은 뒷전이고

내 딸이 사는,

이 하와이가 더위에, 가뭄에 헉헉댄다는

-스 듣고 서둘러 달려왔다 하시는

하늘의 음성이

세상 늪에 빠져 허둥거릴 때

내 어깨를 껴 안고 다독여 힘 주시던

내 아버지의 환청 같다

대지(大地)를 깨워 서두르시는 발걸음

뜬 눈으로 아침을 맞으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46 달, 그리고 부부 하늘호수 2016.10.02 240
1145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강민경 2016.10.01 239
1144 近作 詩抄 2題 son,yongsang 2016.09.30 233
1143 꽃 속에 왕벌 하늘호수 2016.09.28 203
1142 생각은 힘이 있다 강민경 2016.09.25 141
1141 철새 떼처럼 강민경 2016.09.19 150
1140 2 하늘호수 2016.09.17 298
1139 화려한 빈터 강민경 2016.09.07 243
1138 들꽃 선생님 하늘호수 2016.09.07 217
1137 기타 혼혈아 급우였던 신복ㄷ 강창오 2016.08.27 433
» 새들도 방황을 강민경 2016.08.24 257
1135 구름의 득도 하늘호수 2016.08.24 174
1134 시 어 詩 語 -- 채영선 채영선 2016.08.19 113
1133 목백일홍-김종길 미주문협관리자 2016.07.31 337
1132 수필 명상의 시간-최용완 미주문협관리자 2016.07.31 348
1131 (동영상 시) 내 잔이 넘치나이다 My Cup Runneth Over! 동영상시 2 차신재 2016.07.28 360
1130 개여 짖으라 강민경 2016.07.27 198
1129 초록의 기억으로 강민경 2016.07.23 190
1128 7월의 감정 하늘호수 2016.07.22 145
1127 플루메리아 낙화 하늘호수 2016.07.17 223
Board Pagination Prev 1 ...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