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24 17:04

새들도 방황을

조회 수 2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새들도 당황한 날 /강민경

 


늦은 저녁 무렵

맑던 하늘 언제였냐는 듯 번쩍

하늘 가르는 번개 세례 우르르 쾅쾅 으르르  

먹구름 다그치는 하늘의 괴성

천지를 뒤흔든다

 

둥지에서 잠을 청하던 새들 느닷없는 굉음에

이 나무 저 나무 숲에서 퉁겨져 나와

날 줄 씨줄을 그리는 난 분분한 당황

그 절박감이라니!

방 안에서 지켜보는 나도 긴장한다

 

여보, 저것 좀 봐

아주 큰 태풍이 오는가 봐

새들도 야단이다. 지금이라도 유리에

테이프를 쳐야 하나 다급한 채근, 후회먼저

소심해서 허둥거리는 사이

벼락 치는 폭풍우 소리  

먹먹한 내 귓속을 후벼 판다

 

메마른 캘리포니아 다급한 사정은 뒷전이고

내 딸이 사는,

이 하와이가 더위에, 가뭄에 헉헉댄다는

-스 듣고 서둘러 달려왔다 하시는

하늘의 음성이

세상 늪에 빠져 허둥거릴 때

내 어깨를 껴 안고 다독여 힘 주시던

내 아버지의 환청 같다

대지(大地)를 깨워 서두르시는 발걸음

뜬 눈으로 아침을 맞으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47 첫눈 하늘호수 2015.12.11 160
946 자꾸 일어서는 머리카락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30 160
945 시조 등나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1.31 160
944 시조 아침나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08 160
943 도망자 이월란 2008.04.18 159
942 사이클론(cyclone) 이월란 2008.05.06 159
941 천진한 녀석들 1 유진왕 2021.08.03 159
940 Fullerton Station 천일칠 2005.05.16 158
939 잔설 성백군 2006.03.05 158
938 강설(降雪) 성백군 2014.01.24 158
937 강설(降雪) 하늘호수 2016.03.08 158
936 이웃 바로 세우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2.27 158
935 걱정도 팔자 강민경 2016.05.22 158
934 어미 새의 모정 / 김원각 泌縡 2020.10.26 158
933 아내여, 흔들지 말아요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12 158
932 이스터 달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26 158
931 봄꽃, 바람났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11 158
930 3월은 김사빈 2007.03.18 157
929 秋夜思鄕 황숙진 2007.09.20 157
928 Daylight Saving Time (DST) 이월란 2008.03.10 157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