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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선생님, 드디어 만났습니다

2007.03.20 14:49

성영라 조회 수:175 추천:11

손잡아 보았습니다.
안아도 보았습니다.
강화도 전등사 소나무 속에 잠든
古오규원 시인께 다녀왔습니다.
누군가 노오란 후리지아 한 단
놓아두고 갔더군요.
저는 드릴 게 없어 목에 두르고 있던
미니 담요로 소나무 아래 흙을
덮어 드렸습니다.
그날 오후 강화도는 꽤 쌀쌀했거든요.
함께 간 친구와 한참동안 앉아
숲 속에서 지저귀는 콩새 까마귀 그리고
이름모를 새들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멀~리 저 멀리로 바다 보이고
새들이 친구되고 바람도 찾아오는 숲속에서
시인은 그리 외롭지 않겠구나
고적하지 않겠구나 싶었습니다.
소나무 아래 붉은 흙 한 줌
솔방울 하나 꼭 쥐고 내려왔습니다.
절 경내에 있는 찻집에서 몸을 녹이며
댓잎들 파르르 떠는 소리 들었지요.
국화차 향을 타고 밥의 시인
함민복님의 소식도 날아왔습니다.
물푸레나무 한 잎 같이 쬐그만 女子
물푸레나무 그늘 같은 슬픈 女子를 맘껏 꿈꾼
정말 아름다운 하루였습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시 많이 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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