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1 06:22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조회 수 23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강민경

 

 

한낮

길가 철조망 넘어 마당이 있는 집

병아리 대 여섯 거느린 어미 닭과

풍채 당당한 수탉의 여유

긴 목이 빠지도록 회를 치며 암 닭을 향해

여기가 낙원이라고 힘주어 외치는

곧은 목울대의 당당함에

집 안과 밖, 고요하던 풍경이 기지개를 켠다


내일이 오늘 같은

밤낮없이 닭장 안에 갇혀서

생을 식용에 저당 잡힌 닭

먹으면 먹을수록 허허하고  

살이 찌면 찔수록 죽을 날이 가까워지니

먹는 것이 다 저주다

 

부모 덕에 재벌이 된 아이들이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공으로 생겼다고 제화나 권세를 함부로 사용하면

저 닭장 안의 닭처럼 곧 비만이 되어

갑질한다는 소리 자주 듣고 당뇨병에 걸리느니

 

풍족하다고 다

낙원은 아니다

그 풍족함이 당당해야 삶이 낙원이 된다

저 마당, 수탉 울음소리 참 맑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65 시조 중심(中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2 175
1164 꽃보다 나은 미소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4.01 175
1163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성백군 2014.10.01 176
1162 아들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5 176
1161 어떤 생애 하늘호수 2017.01.20 176
1160 간도 운동을 해야 강민경 2015.09.11 176
1159 하늘의 눈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9 176
1158 쥐 잡아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27 176
1157 기타 고백(1) file 작은나무 2019.03.06 176
1156 죽을 것 같이 그리운... James 2007.10.12 177
1155 카일루아 해변 강민경 2008.01.06 177
1154 민들레 강민경 2008.09.14 177
1153 초록만발/유봉희 1 오연희 2015.03.15 177
1152 밥 타령 하늘호수 2017.12.01 177
1151 닭 울음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02 177
1150 그대에게 가고 있네! / 김원각 泌縡 2020.04.16 177
1149 우리들의 시간 김사빈 2007.10.30 178
1148 백남규 2008.09.16 178
1147 봄 날 이일영 2014.03.21 178
1146 올무와 구속/강민경 강민경 2019.06.11 178
Board Pagination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