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0 16:15

물에 길을 묻다

조회 수 22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물에 길을 묻다/강민경

 

 

바람에 서성거리던 나뭇잎

저를 받아 안는 개울 물을 타고 앉아

길을 물으며 흐릅니다

 

한 때는

푸른 나뭇잎으로

나뭇가지 물 들이는 터줏대감이었는데

웬일로 오늘은  

후줄근한 형색으로 어딜 가느냐고 궁금해하는

하늘을 힐끔거리며

두려움도 망설임도 잊은 채 파문을 일으키며  

흘러갑니다

 

둥둥 떠내려가다

기우뚱기우뚱 멈칫거리다

고운 옷 자랑하고 싶은지 이쪽저쪽으로

몸을 뒤척이며

제가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낙엽인 것도 잊고

여유롭게 흐릅니다

 

재롱떨어 칭찬받으려는

아이들 같은 우쭐거림을 보며

나는 더 오래 주목하고 싶은데

어느새 알아챘는지

산을 도는 나뭇잎

물이 가르쳐 주는 길을 따라 갈길 서두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47 기타 김우영의 한국어이야기 9 변하는 말과 꼬리아 김우영 2014.06.18 223
846 복숭아꽃/정용진 정용진 2015.03.24 223
845 숲 속에 비가 내리면 하늘호수 2015.10.27 223
844 주차장에서 강민경 2016.05.17 223
843 地久 천일칠 2007.03.08 224
842 단풍잎 예찬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15 224
841 4월의 하늘가 유성룡 2006.03.28 225
840 가시내 이월란 2008.03.13 225
839 대나무 마디 성백군 2013.06.26 225
838 해를 물고 가는 새들 강민경 2014.07.02 225
837 방파제 강민경 2014.07.08 225
836 빛의 공연 하늘호수 2015.11.30 225
835 플루메리아 낙화 하늘호수 2016.07.17 225
834 H2O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1.24 225
833 그대와 함께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24 225
832 내가 나의 관객이 되어 하늘호수 2017.09.16 226
831 아! 그대의 미소가 빠졌네요 – 김원각 泌縡 2020.08.23 226
830 일주야 사랑을 하고 싶다 유성룡 2006.04.21 227
829 귀향 강민경 2006.05.29 227
828 하늘을 바라보면 손영주 2008.02.28 227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