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그 때 나는
그 때 나는
갈대였네
따발총에 흐느끼며
한 방향으로만 쏠려가던
어김없는 갈대였네
노오란 하늘에
손톱 만한 나비만 떠와도
그것이 꼭 폭격기로 보였고
졸졸거리는 시냇물은
날 잡으러 오는 철없는 군대의
발굽소리였네
패랭이꽃뿌리처럼
흙 속에 묻혀있던 그 날은
차라리 붉게 타는
고추잠자리가 되고 싶었네
맑은 하늘 깊숙이 혈흔을 찍으며
날고 싶었네
그 때 나는
뼈만 남은 알몸으로
자유--- 평화--- 그 엄청난 소리를 지르는
목쉰 열 두 살의 울음을 울고 있었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5 | 반세기만에 만나서 | paulchoi | 2016.12.06 | 6 |
394 | 귀향 | 최선호 | 2016.12.06 | 6 |
393 | 진앙지에서 | 최선호 | 2016.12.06 | 7 |
392 | 일상 | 최선호 | 2016.12.06 | 8 |
» | 전쟁, 그때 나는 | 최선호 | 2016.12.06 | 4 |
390 | 봉숭아 | 최선호 | 2016.12.06 | 5 |
389 | 장마 | 최선호 | 2016.12.06 | 4 |
388 | 꽃 | 최선호 | 2016.12.06 | 6 |
387 | 봄 | 최선호 | 2016.12.06 | 4 |
386 | 입춘 | 최선호 | 2016.12.06 | 5 |
385 | 어항풍경 | 최선호 | 2016.12.06 | 4 |
384 | 꽃과 별 사이에는 | 최선호 | 2016.12.06 | 4 |
383 | 피아노 | 최선호 | 2016.12.06 | 7 |
382 | 무제 | 최선호 | 2016.12.06 | 7 |
381 | 사랑 | 최선호 | 2016.12.06 | 26 |
380 | 사랑이네 | 최선호 | 2016.12.06 | 25 |
379 | 바위 | 최선호 | 2016.12.06 | 4 |
378 | 그믐달 | 최선호 | 2016.12.06 | 4 |
377 | 노을 | 최선호 | 2016.12.06 | 4 |
376 | 달맞이꽃 | 최선호 | 2016.12.06 |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