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우엉조림 / 김영교

2017.01.03 20:34

김영교 조회 수:34

우엉조림  / 김영교

 

키모바람이 식욕을 밀쳐 

넘어진 세포가 겨우 실 눈 뜰 때 

눈치 챈 엄마의 손맛이

우엉조림을 앞세워 찾아왔다

 

내려다 본다 유심히


한 철

햇볕과 몸을 섞으며

흙 알갱이 저 아래 비집고

키운 하체


살찐 육질은 날 선 칼질에 잘게 썰리어

기도양념에 숙이고

인고의 불은 뜨겁게 

참으며 참으며 읶어 

야윈 젓가락질 왕래에 모두 내주는 

뿌리의 생애

 

두번씩이나 투병의 불효를 지켜보는

밥상머리의 엄마

 

어둠속에서

박차고 일어나

뿌리체질은 일어나라 속삭인다


졸이든 데치든 삶든 생이든

살도 뼈도 맛도 

우엉의 삶 

뿌리 가문의


헌신의 섬유질 

아낌없는 섬김이 되라고 속삭인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70 수필창작 -유장균 사람 열대어 시인 / 김영교 12-12-2022 김영교 2022.12.12 16
669 수필 창작 - 아듀! 마이 디어 바이올린 - 중앙일보 김영교 2019.09.23 18
668 수필창작 - 곶감과 호랑이 / 김영교 12/12/2022 김영교 2022.12.12 19
667 수필창작 - 사람 손수건 / 김영교 12/12/2022 김영교 2022.12.12 20
666 수필창작 - 우체국 가는 길 / 김영교 12/12/2022 김영교 2022.12.12 25
665 수필 창작 - 친구 숙이 남편 12-12-2022 (재) 김영교 2022.12.12 26
664 수필 창작 - 11월 나무는 - 김영교 김영교 2019.09.20 26
663 신작수필 - 레몬트리 / 김영교 김영교 2017.01.13 29
662 수필 - UPS로 보내 온 단감 / 김영교 김영교 2017.01.03 30
661 시 창작 - 시의 길 / 김영교 김영교 2019.05.26 33
» 신작시 - 우엉조림 / 김영교 김영교 2017.01.03 34
659 시 창작 - 바람 불어 / 김영교 4-24-2019 김영교 2019.05.22 34
658 수필 창작 화요일은 루시아와 김영교 2020.03.04 39
657 수필 창작 - 오늘은 눈이 심장으로 / 김영교 김영교 2017.07.08 44
656 시 창작 감식초 - 김영교 김영교 2019.12.05 47
655 신작시 - 어떤 그릇 / 김영교 [2] 김영교 2016.07.21 50
654 종이학 / 김영교 file 김영교 2015.04.09 52
653 창작수필 - 옷이 사람을 입을 때 / 김영교 [3] 김영교 2017.05.29 53
652 신작수필 - 구부러짐에 대하여 / 김영교 [2] 김영교 2017.01.09 54
651 신작수필 - 그 날이 그 날이었다 / 김영교 [2] 김영교 2017.01.13 56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8
어제:
13
전체:
648,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