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우엉조림 / 김영교
2017.01.03 20:34
우엉조림 / 김영교
키모바람이 식욕을 밀쳐
넘어진 세포가 겨우 실 눈 뜰 때
눈치 챈 엄마의 손맛이
우엉조림을 앞세워 찾아왔다
내려다 본다 유심히
한 철
햇볕과 몸을 섞으며
흙 알갱이 저 아래 비집고
키운 하체
살찐 육질은 날 선 칼질에 잘게 썰리어
기도양념에 숙이고
인고의 불은 뜨겁게
참으며 참으며 읶어
야윈 젓가락질 왕래에 모두 내주는
뿌리의 생애
두번씩이나 투병의 불효를 지켜보는
밥상머리의 엄마
어둠속에서
박차고 일어나
뿌리체질은 일어나라 속삭인다
졸이든 데치든 삶든 생이든
살도 뼈도 맛도
우엉의 삶
뿌리 가문의
헌신의 섬유질
아낌없는 섬김이 되라고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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