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시 - 잡아줄 손 / 김영교
2017.01.17 06:19
잡아줄 손
눈이 있어도 잘 못보고 귀가 있어도 잘 듣지 못하는 어린 아이
교통 복잡한 네거리에서만 아이는 잡아줄 손이 필요한 게 아니다.
가로등이 없는 밤길은 더욱 위태로워 잡아줄 손이 필요한 어린아이
방향을 몰라 당황하고 있을 때 따스한 손이 필요한 어린 아이
설상가상 암이란 광야를 만났을 때 그 두려움과 놀라움
어린 아이, 나만의 것이었다.
허허벌판에 어둠이 내린다.
넘어질 뻔, 쓸어졌던 그 날, 일으켜 세워준 손
그 손을 만난 기쁨, 그 감격
언젠가 나도
내밀어 잡아주는 손이 되고 싶은
소망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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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축복을 조건에 따라 내리지 않기에 사랑한다.
그것은 유자격자와 무자격자를 똑같이 사랑한다.
사랑의 본성은 사랑하는 것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오직 그렇게 할 때만
사랑은 확장될 수 있다.
-페테르 에르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