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캘리포니아 탄저린 - 김영교
2017.01.18 15:51
캘리포니아 탄저린 - 김영교
주황색 밝고 얇은 외출복은
캘리포니아 출신 이름표를 달고있다
동글동글 얼굴이 돋보여
첫눈에 모두 반한다
보는 이 마다 다가온다
창문이 손쉽게 열어져 놀란다
한없는 정성
칸칸이
사이좋게 나누도록
결마다 향마다
연한 속살 흥건한 단물
뚝 뚝 뚝 놀라는 미각
입 안 가득 하늘사랑 건너오네
먼 바람
어두운 밤
일 년치 햇볕 줄 서서
캘리포니아 탠저린 과수원 밭이
몽땅
가문 혈관 속으로 힘차게 들어와
씽 씽 펌프 질 한다
짧은 입맛 나무를 넘어뜨리고 있다
1/ 29/2017 퇴
*California産 tange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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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e to joy
78세 할머니의 씀
나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누가 오지 않아도 창이 있어 고맙고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벗이 됩니다.
내 지나온 날들을 빨래처럼 꼭 짜서
햇살에 널어두고 봅니다.
바람 속에서 펄러이는 희노애락이
어느새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네요.
이왕이면 외로움도 눈부시도록
가끔은 음악을 듣습니다.
고요하게 고요하게 하나의
노래처럼 한 잎의 풀잎처럼
사라질 수 있다면
난 잊혀져도 행복할 거예요.
***
글을 처음 배우신 78세 할머니가 쓰신
이해인 수녀의 <어느 노인의 고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