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맨 아래에서 - 김영교

    

쉴 때도 마주보고

평생 앞서고 뒤서면서 바깥세상 거들떠보지 않는 너

늘 짝이 있어 자족하는 성품인지라

신분상승의 유혹에도 제 갈길 만 간다

 

기특한 것은

짓누르는 무게에도

냄새나는 몸의 최 하단 컴컴한 데 있어도

불평 하나 없다

 

맨살이 밀착해서 애무하면

좋아서

세상 지고의 편안함을 도리어 베푸는 너

 

때론 땀에 밴 섬유질 깊숙이

바닥이 수줍게 너를 부비면

황송한 듯 아주 편케 감싸는 맨살 여정

 

세상 답답하고 힘들어도 발길질도 않고

다시 함께 떠나는

부부는 아닌데 부부 같은

온몸의 무게를 밑바닥에서 혼자 감당하는

더 없이 좋은 이웃, 아래동네 지킴이여

 

오른쪽 왼쪽 한 켤레는 절대 맨발의 결례 허락지 않아

앞서고 뒤서고 위 아래

발바닥에 내리는 평등한 기회의 삶

 

침묵으로 감내하는 온 몸의 버팀목

그 균등한 의식의 힘

매일 아침 솟는 해가 고맙지

표현이 늦을 뿐

 

1/27/2017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0 시 창작 - 내 안에서 내 밖에서 새해에는 / 김영교 [2] 김영교 2017.12.28 128
589 신작 시 -이런 친구 있는가 / 김영교 [2] kimyoungkyo 2017.03.01 129
588 신작시 - 내 마음의 소원 / 김영교 [6] 김영교 2017.04.08 129
587 퇴고수필 - 서정의 물레방아 / 김영교 [1] 김영교 2017.01.09 130
586 시 창작 - 어쩜 그래서 / 김영교 [4] 김영교 2019.02.19 134
585 시 창작 - 꽃밭, 할리우드 볼 / 김영교 김영교 2018.09.06 134
584 시창작- 산,볼디 산 (Mt. Baldy*) / 김영교 3/27/2017 [3] 김영교 2017.03.26 135
583 퇴고수필 - 과외공부 / 김영교 [2] 김영교 2017.02.05 137
582 수필 창작 신기한 꽃 김영교 2020.03.07 138
581 창작 수필 - 콜 택시와 이름 / 김영교 [5] 김영교 2017.10.27 140
580 수필창작 - 자국 / 김영교 김영교 2019.05.27 141
579 신작시 - 김치에 대하여 / 김영교 [4] kimyoungkyo 2017.03.02 142
578 퇴고수필 - 또 하나의 작은 소요(小搖) [4] 김영교 2017.01.30 142
577 시 창작- 단풍 - 김영교 김영교 2019.10.09 142
576 창작 시 - 가을 풍경 / 김영교 김영교 2017.11.28 144
575 시 창작 - 흔들 의자 / 김영교 [2] 김영교 2019.03.11 144
574 수필 - LAX 공항에서 / 김영교 4-16- 2017 [7] 김영교 2017.04.16 148
» 신작시 - 양말, 맨 아래에서 / 김영교 [5] 김영교 2017.01.29 157
572 중앙일보 - 흐르는 물이 흐르지 않을 때 - 김영교 [2] 김영교 2017.12.03 159
571 시 창작 - 사랑한다 더욱, 해질녁에 / 김영교 김영교 2017.11.11 161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31
전체:
648,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