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비 내리는 창가에서
2017.02.26 12:08
비 내리는 창가에서
정용진 시인
창가에 서서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면
티끌 쌓인 내 영혼이
씻기는 기쁨을 얻는다.
곧추선 나무들은
선채로 전신을 내어 맡기고
육신을 씻고
말랐던 시냇물은
율동을 시작하며
송가를 합창한다.
그리운 사람
정든 얼굴이 떠오르는 이 시각
창밖에는
주룩주룩 겨울비가 내리고 있다.
마른 영혼
각박한 땅에 내린 비는
새로운
생명의 싹을 틔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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