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우린 같은 방에 / 김영교 3/26/2017
2017.03.26 11:18
우린 같은 방에
친구와
나는 같은 방에 있었다
일어나서 빗장 열고 내다볼 듯 한
그는 누워있고
나는 앉아있고
그는 멈춰있고
나는 숨을 삼키고 있었다
천둥이 요동치고 울부짖는다
바다가 아무리 몸부림처도
당길 수 없는 거리
한없이 깊고 깊은 우물가슴
일생을 두레박 크기로 길어올리며
무게만큼 그 먼 데를 오간다
양파세월은 찰나의 칼질 한번에
우주 저 밖으로 벗겨져 가는 장막
여전한 햇살에 기댄 등을 앞질러
친구는 얼굴 문닫고
약속이 올라갈 때 계시의 강을 따라 흐른다
이 참에 시장기는 효자처럼 고분하다
너무 눈치없다
눈물은 붓고 숨통은 물 한모금 겨우
훗날
내가 비운 자리를 둥러앉아
밥을 먹을 것이다
멜도 보내고 잠도 잘 것이다
오늘의 나처럼
남은 자의 길을 간다
댓글 2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 | 수필 - 이름 꽃 / 김영교 [17] | 김영교 | 2018.02.07 | 1364 |
9 | 가장 아름다운 나무(Loveliest of Trees)/번역 | 김영교 | 2007.02.28 | 1482 |
8 | 에니미모 | 김영교 | 2010.12.13 | 1579 |
7 | 창작 시 - 날개와 지휘봉 / 김영교 [8] | 김영교 | 2017.10.04 | 4332 |
6 | 3월의 단상(斷想) / 김영교 [8] | 김영교 | 2018.03.07 | 4581 |
5 | 시 창작 - 나루터와 나룻배 - 김영교 [2] | 김영교 | 2017.07.14 | 8938 |
» | 신작시 - 우린 같은 방에 / 김영교 3/26/2017 [2] | 김영교 | 2017.03.26 | 8973 |
3 | 시 창작 - 셀폰소리 / 김영교 [3] | 김영교 | 2017.05.22 | 9151 |
2 | 여행수필 - 그리움은 흘러 / 김영교 [5] | 김영교 | 2017.05.22 | 9571 |
1 | 시 창작 - 나팔꽃 / 김영교 [1] | 김영교 | 2017.05.22 | 18466 |
"https://www.youtube.com/embed/eBpYgpF1bqQ?ecver=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