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3 17:21

관계와 교제

조회 수 2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관계와 교제 / 성백군

 

 

공원 나무 밑 좌판 옆 바닥에

조촐한 저녁상이 차려져 있다

물그릇과 모이, 먹다 남은 통조림.

새들이 날아와 물을 마시고, 길고양이

허겁지겁 음식을 먹으며 힐끔거린다.

 

누굴까, 저 착한 마음은

부자가 재산을 털어 공궤하는 것은 아닐 테고

어쩌다 나들이 나온 사람이 미리 준비한 것도 아닐 것이고

어느 마음씨 고운 이가?

아니야, 세상에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그럼, 동물애호가 단체에서 왔다 간 걸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한 일주일 휴가차 본토에 있는

아이들 삼 남매 부부가 손자 손녀 여섯 데리고 와서

북새통을 치는 대는 내 새끼들이라도 감당이 안 되었었는데……

 

저어~ , 저 소외된

저녁 어스름 속 등 굽은 노숙자

잠자리 찾아 좌판 옆 의자에 앉아

먹이를 정리하며 뒷수습을 하는데

새들이 먼저 알고 그의 어깨에 앉고, 길고양이

무릎으로 파고들며 반긴다

부도, 명예도, 권세도 없고

혈족도, 주종관계도 아니지만

매일 만나서 일상을 나누는 교제가 아름다워

한 폭의 그림 같다고

일몰이 가다 말고 멈춰 서서 시샘한다

늦었지만 저도 할 수 있다며

종일 무심했던 하늘을 서산에 매달고

벌겋게 물들인다

 

   808 - 03262017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9 여한 없이 살자구 2 유진왕 2021.08.10 154
368 콜퍼스 크리스티 1 유진왕 2021.08.10 79
367 시조 코로나19 - 불씨 / 천숙녀 2 file 독도시인 2021.08.10 105
366 희망 고문 / 성백군 4 하늘호수 2021.08.10 141
365 시조 코로나-19 - 외압外壓 속에서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11 79
364 4B 연필로 또박또박 1 유진왕 2021.08.11 141
363 국수쟁이들 1 file 유진왕 2021.08.11 93
362 시조 코로나-19 - 구월 오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12 75
361 국수집 1 file 유진왕 2021.08.12 116
360 동네에 불이 났소 1 file 유진왕 2021.08.12 103
359 시조 코로나 19 -예방접종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13 110
358 시조 코로나-19 –칠월칠석날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14 113
357 누가 너더러 1 file 유진왕 2021.08.15 72
356 코로나 바이러스 1 유진왕 2021.08.15 92
355 시조 코로나 19 –76주년 광복절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15 230
354 토끼굴 1 file 유진왕 2021.08.16 147
353 삶이 아깝다 1 유진왕 2021.08.16 133
352 시조 코로나 19 – 방심放心 / 천숙녀 2 file 독도시인 2021.08.16 85
351 시조 코로나 19 – 기다림 / 천숙녀 2 file 독도시인 2021.08.17 73
350 끝까지 건강하고 행복하려무나 1 유진왕 2021.08.17 88
Board Pagination Prev 1 ...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