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2 17:09

꽃보다 청춘을

조회 수 18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꽃보다 청춘을/강민경                    

 

 

알라와이 운하 수면 위

어둠 거둬내는 달빛을 보는데

속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답답한 빌딩의 불빛이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물속에 세운 불기둥으로 환한 길을 닦는다

 

길가 쪽 가로수로 선   

플루메리아 빽빽한 푸른 잎은

12폭 치맛자락 펄럭이는 무희처럼

꽃보다 싱싱한 청춘을 내세우고

도로 쪽 하늘로만 치닫던 야자수는   

구름 속 숨은 달님 쫓다가 그림자로 떨어져

나와 그이의 발길에 밟히며 

환한 가로등 원망해 보지만

꽃 시절보다 여생이 청춘인 우리 부부 앞에서는 

질투도 박수가 되어

서늘한 밤바람에 흥에 취해 흐느적거린다.

 

이따금

어둠을 가르는 차 소리에

알라와이 운하 고요한 수면이 흔들리듯

그이와 함께한 인생길 뒤돌아보면

다 꽃은 아니었지만, 아직

남은 생이 있어 날마다 저녁이면 운동 삼아

그이와 함께 손잡고 꽃보다 좋은 청춘을 즐긴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67 석류의 사랑 강민경 2005.06.28 496
2266 풀 잎 사 랑 성백군 2005.06.18 283
2265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김우영 2011.10.01 655
2264 빈 집 성백군 2005.06.18 235
2263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나은 2008.08.26 547
2262 도마뱀 강민경 2005.11.12 242
2261 낙관(落款) 성백군 2011.01.07 506
2260 무 궁 화 강민경 2005.07.12 304
2259 아우야, 깨어나라 고영준 ko, young j 2005.05.18 333
2258 ‘위대한 갯츠비(The Great Gatsby)’를 보고나서 김우영 2013.05.23 657
2257 구어의 방주를 띄우자 전재욱 2005.01.01 332
2256 쿼바디스 나마스테- 나마스테 관리자 2004.07.24 540
2255 흰 머리카락 성백군 2005.08.26 243
2254 가슴이 빈 북처럼 강민경 2010.03.09 846
2253 강을 보며, 바다를 보며-오정방 관리자 2004.07.24 451
2252 그대! 꿈을 꾸듯 손영주 2008.02.28 384
2251 땅과 하늘이 마주 보는 비밀을 강민경 2010.07.06 987
2250 모닥불도 처음엔 강민경 2010.06.15 871
2249 연꽃과 연등 - 나마스테 관리자 2004.07.24 804
2248 우리말 애용론 김우영 2011.04.20 55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