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13.04.26 05:39

정국희 조회 수:54

오늘


어제와 똑같은 하루가
담벼락 아래 햇빛으로 머물다
어제와 똑같이 저물고 있다

같은 해 아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하루만큼 다가서고 꼭 그만큼씩 물러서며
골목마다 지붕마다 항간에 있는 모든 것들이
오늘을 지탱하며 내일로 가고있다

누군가는 세상을 바꾸고
누군가는 혁명을 꿈꿨을 오늘
남에겐 특별한 날일지도 모를 하루가
나에겐 무심함으로
기껏 두 뼘 의자에 앉았다 섰다
문장 몇 줄 읽고 쓰고 하루를 보냈다

따지고 보면 참으로 작은 것으로도
삶을 연장하고 있다
사는 게 더러더러 이렇게 평범해도
남이 대신 살아줄 수는 없는 일
설쳐도 덜 설쳐도
잘나도 못나도
하루 해를 보내는 것은 똑같으니
시공의 이치가 이 얼마나 공평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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