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7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8월이네요, 그것도 한참 기우는...... 8월 앞에 감탄사를 붙여야만 속 시원 할 것 같은, 내년이면 70년이 되는 조국의 아픔과 기다림이 바닷가 모래알처럼 쌓인 길고 긴 세월, 모른 척 고개 돌려도 우리의 심장에 파고드는 유별난 현대역사에서 오직 한 나라, 허리 묶인 체 ......

강한 반어적 톤으로 민족의식과 비탄과 허무로 조국의 상실을 개탄하고 광복을 갈망한 육사의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그러나 결코 봄은 빼앗길 수 없다는 깊은 저항의식이 깊게 깔린 그의 노래 속으로 들어가 우리 함께 불러본다면.....? 그러나 노래는 함께 불러도 그때 그 상황을 감히 상상할 힘이 없네요.

육사는 마지막으로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라 노래하고 있지요. 그런가하면 한용운의 님의 침묵<님은 갔습니다 아아 나의 사랑하는 님은 갔습니다/....../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고 노래하고 있어요.

이렇게 비탄과 강한 광복의 갈망을 노래한 일제 강점기의 시인들을 추억하며 지금의 우리 시인들의 의식의 흐름은 어떤가하고 생각해 보지요. 그냥 시류?에 흘러가는 (미안해요) 작금의 시인들을 생각하며, 그 많은 순국열사들의 피 끓었던 애국정신을 떠올리며.......이국의 가리에서 무능한 한 시인의 안타까운 작디작은 푸념을 바람에 떠는 낙옆처럼......  

 

나는 최근에 미사일이란 졸시를 하나 썼어요, 짜증나고 부끄러운 어린이들도 무서워하는 미사일의 협박, 메인 스트릿트에 뒹구는 못생긴 가시 숭숭 돋친 돌 같은......

길을 잃은 곳에서 쓴 나의 시의 발, 너무 들어난 말에는 듣기 전부터 실증이 나지요. 새소리도 너무 시끄러우면 귀를 막게 되는 인간의 청력, 그 때 침묵이 필요하지요. 고요가 필요하지요. 그리고 거기 은유가 살몃, 돗자리를 펴고, 그래요 시에도 삶에도 그런 은유는 필요하지요.

우린 너무 오래 참기만 한 걸까요? 쓸모없이 기다리기만 한 걸까요? 길고 긴 우리들의 겨울, 우리는 언제까지 긴 침묵을 품고 냉혹한 흙속에서 겨울의 잔인함을 견디며 그 날을 기다려야 할까요......?

 

그럼에도 삶이 안고 오는 온갖 향내와 색체의 옷을 짜기워 인내의, 푸른 인내의 밭에 새 한 마리 띄워 보내기로 했어요. 아래의 졸시 하나 고요한 톤으로 불러 보았어요.

 

 

귀소리  접고

고요로 들어간다

고요가 기 차려! 일어나고

바싹 마른 수초들 사이 바위산 넘어에는

분명 길이 있다

 

나는 어디쯤?

뜨악한 끝점의 집 창틈으로

살랑이며 새어나오는 흰 색체들

 

순간 유혹에 흐릿한 나

그러나 곧 귀를 막고 침묵의 허원으로 들어간다

 

까치발걸음으로 3월의 들밭을 넘은 곳

아아, 밤이 가고 새벽이 열리고

새벽이 일어나는 샘물 소리 같은

푸른 시간, 이슬방울꽃씨 하나 허공에서

살며시, 내려온다

 

내 발이 닿기 전 네가 오네

 

내 발이 닿기 전

연초록 사립문 반쯤 열린 채

분명, 엄마가 대청마루 수금을 타고 

사립문 소리가 하르르 열리네 (뉴욕의 까치발소리곽상희)

 

8월이 그렇게 가버렸네요. 아직 무더움 가시지 않는 날들, <세월을 아껴라- redeem the time>는 말씀이 참 새로운 울림으로 다가오네요. 그래요. 시간은 생명과 같지요. 나머지 8월 소중하게 품고 함께 가야겠다고...... 아듀!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46 누가 뭐라해도 강민경 2009.07.07 658
2145 밤에 쓰는 詩 박성춘 2009.09.21 658
2144 내가 지금 벌 받는걸까 강민경 2009.04.04 657
2143 ‘위대한 갯츠비(The Great Gatsby)’를 보고나서 김우영 2013.05.23 656
2142 지역 문예지에 실린 좋은 시를 찾아서 이승하 2005.11.11 655
2141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김우영 2011.10.01 653
2140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신 영 2008.05.21 651
2139 수필 나의 뫼(山) 사랑 김우영 2014.04.27 651
2138 위기의 문학, 어떻게 할 것인가 이승하 2005.02.14 650
2137 백제의 미소 임성규 2004.08.02 648
2136 빛이 되고픈 소망에 강민경 2009.08.03 644
2135 자연과 인간의 원형적 모습에 대한 향수 박영호 2008.03.03 643
2134 시인 구상 선생님 2주기를 맞아 이승하 2006.05.14 640
2133 두 세상의 차이 박성춘 2009.07.05 636
2132 기타 학우와의 대화 - 한국교육학과 김우영 작가(50대 萬年學徒) 김우영 2014.03.27 630
2131 언어의 그림 그릭기와 시의 생동성에 대하여 (2) 박영호 2008.11.12 626
2130 조국땅을 그리며 박성춘 2009.08.02 623
2129 김우영 작가 만나 사람들 출판회 성료l 김우영 2011.11.27 622
2128 세계의 명 연설을 찾아서 이승하 2004.08.30 620
2127 버릴 수 없는 것이 눈물 겹다. 강숙려 2005.08.03 61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