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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승애가 보내온 강원도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나무의 꿈 - 정현종 

그 잎 위에 흘러내리는 햇빛과 입 맞추며 나무는 그의 힘을 꿈꾸고 그 위에 내리는 비와 뺨 비비며 나무는 소리 내어 그의 피를 꿈꾸고 가지에 부는 바람의 푸른 힘으로 나무는 자기의 생(生)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는다. (시집 [사물(事物)의 꿈], 1972)

감상의 길잡이 
정현종은 박남수의 사물 이미지 추구와 김춘수의 존재 의미 천착 경향을 결합해 놓은 듯한 독특한 시풍을 가진 시인이다. 그는 인간성과 사물성, 주체성과 도구성 사이의 정당한 의미망을 나름대로 추구함으로써 그 동안 인간들의 아집과 욕망에 의해 더렵혀지고 훼손된 사물 본성의 회복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온갖 사물들이 자기의 기능과 직분을 다하면서 다채롭고 조화로운 화해의 세계를 만들기를 소망한다. 

그의 초기시는 전후의 허무주의나 토착적 서정시를 극복하고, 시인의 꿈과 사물의 꿈의 긴장 관계 속에서 현실의 고통을 넘어설 수 있는 초월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그의 시는 ‘고통 / 축제’, ‘물 / 불’, ‘무거움 / 가벼움’, ‘슬픔 / 기쁨’ 등과 같은 상반되는 정서의 갈등과 불화를 노래하면서도 현실을 꿈으로, 고통을 기쁨으로 변형시키고자 하는 정신의 역동적 긴장을 탐구한다. 

그러던 그가 80년대 말부터는 현실과 꿈의 갈등보다는 생명 현상과의 내적 교감, 
자연의 경이감, 생명의 황홀감을 노래하면서 화해의 세계를 지향하는 새로운 경향을 보여 주고 있다. 그의 초기시 세계를 대표하는 이 시는 부제에서 명기된 것처럼 사물 중 나무의 꿈을 평이한 시어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나무의 꿈이란 나무가 자신의 생명을 실현하려는 꿈이다. 그 꿈은 우주와의 에로스적인 친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즉, 나무는 ‘햇빛’과 ‘비’와 ‘바람’과의 접촉을 통해 자신의 생명을 구현한다. 나아가 나무는 이렇듯 우주와의 교감과 상호 침투 과정을 통해 ‘자기의 생이 흔들리는 소리를’ 들음으로써 자기 존재에 대한 자의식을 갖게 된다. 나무는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지만, 물, 햇빛, 공기, 바람 등과의 관계 속에서만 생장할 수 있는 존재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나무는 우주의 생태적 질서의 한 중심이다. 다시 말해, 우주적인 존재로서의 나무이다. 그렇게 본다면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나무의 꿈은 시인의 꿈으로 환치될 수 있다. 

표면적으로 이 시에 나타나는 것은 나무와 햇빛, 비, 바람의 단순한 교섭이지만, 그것은 생명과 우주, 인식과 세계의 상호 교섭이라는 보다 큰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이렇듯 이 시는 시적 대상인 나무를 통해 우주적인 공동체 안에서 생명의 자기실현에 관한 꿈을 꾸고 있는 시인의 열망을 드러낸 작품이다. 

정현종(鄭玄宗) : 1939년 서울에서 출생했으며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외 많은 시집과 저서가 있다.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1992년 {한 꽃송이}라는 시집으로 제 4회 이산문학상을 수상했다. 

길의 神秘 - 정현종 

바라보면 야산 산허리를 돌아 
골을 넘어 어디론가(!) 사라지는 길이여, 나의 한숨이여 빨아들인다 
너희는, 나를, 한없이, 
야산 허리를 돌아 골을 넘어 어디론가 사라지는 길들, 바라보며 
나는 한없이 자극되어 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싸아-- 하고  

196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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