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6 13:49

두개의 그림자

조회 수 20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두 개의 그림자/강민경                           

 

 

밤길을 가다가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내 크고 작은 두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아이 적에는 어려서 몰랐고

장성한 뒤에는 철이 들어서 안 보였던

크고 작은 가로등 불빛이 거미줄처럼 얽혀

길인 듯 나와 하나를 이루고

거리를 좁혔다 넓혔다 끝없이 따라옵니다

시를 짓듯 소설을 쓰듯……

 

그들의 문장을 읽으려고

내가 두 눈을 반짝이면 반짝일수록

작은 내 그림자는 또렷해지고

키 큰 내 그림자는

어느새 저만치 희미해집니다.

 

세상사

외줄 타듯 살아온 내 삶이 나도 모르게

두 그림자 사이에서 오락가락합니다

그림자도 덩달아 서성거립니다

그동안 오래 살았다고

이제는 한쪽을 선택할 때라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서인지 아직도

희미하게 사라지는 그림자가 더 크게 보이니

가로등 불빛 내 나이를 태우나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49 돼지독감 오영근 2009.05.04 589
1448 돼지와팥쥐 -- 김길수- 관리자 2004.07.24 493
1447 두 마리 나비 강민경 2017.03.07 190
1446 두 세상의 차이 박성춘 2009.07.05 640
1445 두 손을 마주하여 그리움을 만든다 백야/최광호 2005.09.15 305
» 두개의 그림자 강민경 2017.09.16 205
1443 두루미(鶴)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5 83
1442 두루미(鶴)의 구애(求愛) / 김원각 泌縡 2020.10.10 82
1441 시조 두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27 177
1440 둘만을 위한 하루를 살자꾸나! / 김원각 泌縡 2020.06.03 107
1439 시조 뒤안길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18 91
1438 시조 뒷모습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26 166
1437 드레스 폼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1.16 170
1436 듣고 보니 갠찮다 강민경 2019.04.10 222
1435 들국화 강민경 2007.12.29 188
1434 들길을 걷다 보면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02 84
1433 들꽃 곽상희 2007.09.08 236
1432 들꽃 선생님 하늘호수 2016.09.07 222
1431 시조 들풀 . 1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3.21 242
1430 시조 들풀 . 2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22 74
Board Pagination Prev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