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표정 4 -호박 오가리

 

서정 농장이 아주 잘 키운 애호박

초록 테두리의 둥근 얼굴, 살 올라 먹음직들 해

 

온통 반짝이는 햇살

그 따가운 온도에

탐스런 속살 하얗게 말릴 때

물기를 밀어내는 그 수줍음, 장하구나

 

나의 겨울을 위해 너를 보관한다

바람이 지나가고

가을 볕 잔득 머물다 간 자리에

주름 가득해도 호박정신 아직 젊다

 

살갗만 스쳐도 가벼운 바람이 되는

칼질에도 거역 할 일 없어

동그라미 속살정신 고스란히 남아

 

온통 구겨져 납작해진 육질의 결

전통 그 뜨거운 열 속으로 투신하는

목숨

 

죽어서 어느 때고 부르면 살아나는

밥상 위로

푸르게 일렁이는 서정인심

넝쿨 채 쏟아져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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