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8 15:17

탄탈로스 산닭

조회 수 27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탄탈로스 산 닭 /강민경

 

 

어떻게 알고 왔을까?

탄탈로스* 주차장에서 차를 대고 내리는데

오래 기다렸다는 듯 살금살금

눈을 맞추며 다가오는 산 닭 여러 마리

동그란 눈알들이 반들반들 빛이 난다

 

흔치 않은 일이라 신기하고

사람에게 다가오니 수상하고

나를 자꾸 따라오니 이상해서

야 너희들 뭐야하고 소리 내어 외쳐 보았지만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산 닭들 앞에

내가 오히려 무색하고 황당하다.

 

산 닭의 저 눈빛

겁먹은 눈이 아니다

빛 받으러 온 험악한 눈알이다

이곳은 저희의 텃밭이니

입장료를 내라며

막무가내로 떼쓰며 덤벼드는 데야

사람 체면에 날짐승과 싸울 수도 없고

간식거리로 가지고 다니던 새우 깡까지 다 내어 주고 난 뒤에야

알았다.

 

내 측은지심이

산속 저들의 구걸의 명분을 지켜주었다는 것을 산 닭들도 알았을까

가다가 멈춰 서서 돌아보고 홰를 치며 운다

                 

                                       *지역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49 진달래 강민경 2006.04.22 270
648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성백군 2013.07.29 270
647 채 송 화 천일칠 2005.01.10 271
646 [가슴으로 본 독도] / 松花 김윤자 김윤자 2005.05.11 271
645 그렇게 그때 교태를 서 량 2005.09.19 271
644 축시 손홍집 2006.04.07 271
643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오연희 2016.11.30 271
642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271
641 달팽이 여섯마리 김사빈 2005.10.12 272
640 인연이란 김사빈 2012.03.04 272
639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72
638 수필 한국어(동심의 세계)-이용우 미주문협관리자 2016.11.02 272
637 어젯밤 단비 쏟아져 서 량 2005.07.28 273
636 칡덩쿨과 참나무 성백군 2005.11.24 273
635 년말 성백군 2005.12.19 273
634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3
» 탄탈로스 산닭 강민경 2017.12.18 274
632 노란리본 강민경 2005.06.18 275
631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son,yongsang 2015.08.14 275
630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275
Board Pagination Prev 1 ...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