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10 23:44

코스모스 날리기

조회 수 312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코스모스 날리기


코스모스 잎파리를 따다가 프로펠라 비행기로 날려보냅니다
이빠진 잎파리가 맥없이 떨어질 참이면 바람을 나무라고
조금 멀리라도 갈 적이면 좋아라 신작로를 훌쩍 넘어 달리곤 합니다
날개 짓보다 더 한 비상을 꿈꿨던 작은 아이의 손짓에는
아직도 그 꽃가루가 묻어납니다.
세월만큼 이만치 먼길을 달려왔건만 그 길에서 만난 코스모스는
그 때나 지금이나 그 높이 그대로 낮은 치마 주름모양 접어두었던 잎파리를 활짝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초가을 따가운 햇살을 듬뿍 받고 자라난 코스모스는
아이의 키보다 넘치지 않는 작은 어깨로 나란히 작은 바람에도 아랑곳 않는 어깨 짓으로 그 길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라면 그 키 높이를 잊고 살겠지만
코스모스는 다 자라서도 그 키를 벗어날 수 없는 모양입니다.
그 아이가 자라서 훌쩍 커버린 세상만큼 낯이 설어도
코스모스는 다시 아이가 되어 돌아온 그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코스모스를 따다 날려봅니다
아이보다 더 커버린 세상을 향해 더한 날개 짓으로도
움쩍이지 않은 사람들을 향해
낮은 키로 한가득 자라나서 그 작은 몸으로 오독히 선 친구같은 오랜 기억으로 세상을 불러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6 수필 참 좋은 인연을 위하여 2 son,yongsang 2015.12.20 597
145 박영숙영 " 어제의 사랑은 죽지를 않고 ㅡ작품해설(2) 박영숙영 2011.07.04 601
144 사목(死木)에는 성백군 2009.06.19 602
143 동그라미 성백군 2009.07.07 603
142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이채 오연희 2016.02.01 605
141 품위 유지비 김사빈 2005.12.05 606
140 버릴 수 없는 것이 눈물 겹다. 강숙려 2005.08.03 612
139 세계의 명 연설을 찾아서 이승하 2004.08.30 620
138 김우영 작가 만나 사람들 출판회 성료l 김우영 2011.11.27 622
137 조국땅을 그리며 박성춘 2009.08.02 623
136 언어의 그림 그릭기와 시의 생동성에 대하여 (2) 박영호 2008.11.12 626
135 기타 학우와의 대화 - 한국교육학과 김우영 작가(50대 萬年學徒) 김우영 2014.03.27 630
134 두 세상의 차이 박성춘 2009.07.05 636
133 시인 구상 선생님 2주기를 맞아 이승하 2006.05.14 640
132 자연과 인간의 원형적 모습에 대한 향수 박영호 2008.03.03 643
131 빛이 되고픈 소망에 강민경 2009.08.03 644
130 백제의 미소 임성규 2004.08.02 649
129 위기의 문학, 어떻게 할 것인가 이승하 2005.02.14 650
128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신 영 2008.05.21 651
127 수필 나의 뫼(山) 사랑 김우영 2014.04.27 651
Board Pagination Prev 1 ...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