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4 05:40

칡덩쿨과 참나무

조회 수 265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하는 참나무
밑둥부터 감아돌며 타고오르는 칡덩쿨
나무는 힘든다고 털어내려 손사례치고
덩쿨은 동행하자며 한사코 앙탈을 부린다

누가 공으로 하늘을 오를 수 있느냐며 짜증을 내어도
못났으니 잘난놈 덕보자며 안하무인이다

서로가 어루고 달래며 샘하는 싸움에
지나가던 하루해가 햇볕을 펴고앉아 재판을 하다가
그놈이 그놈인데 한몸에 붙어서 싸움질 해대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고 떠나버리자

그늘진 참나무는 불어오는 바람에 실없이 꺾기우더니
덩쿨을 의지하여 간신히 버티고
덕보자고 달라붙던 칡덩쿨은
혹 때려다 혹 붙혔다며 징징거린다

그때서야, 산골작 흐르는 개울물이 소리소리 지르며
그런게 삶이라고 사이좋게 지내라는데
칡덩쿨과 참나무는 뒤엉기다 계곡에 빠져서
사랑을 하는지 싸움을 하는지, 골마다 어둠이 들석거린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67 희망을 품어야 싹을 틔운다 강민경 2016.10.11 240
2266 희망은 있다 강민경 2012.12.26 167
2265 시조 희망希望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1 113
2264 시조 희망希望 file 독도시인 2024.02.19 50
2263 희망 전상서 2 김화영 2007.09.24 207
2262 희망 고문 / 성백군 4 하늘호수 2021.08.10 116
2261 희망 백야/최광호 2005.07.28 220
2260 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노라 김우영 2013.05.15 260
2259 흙으로 사람을 - out of earth 박성춘 2011.03.23 565
2258 흙,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 강민경 2015.10.17 232
2257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4.25 356
2256 흔들리는 집 이월란 2008.03.06 199
2255 흔들리는 것들은 아름답다 황숙진 2008.07.02 438
2254 시조 흑백사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5 282
2253 휴양지 김우영 2012.05.16 114
2252 시조 훌쩍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22 126
2251 후곡리 풍경 손홍집 2006.04.09 365
2250 시조 회원懷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03 114
2249 회상 강민경 2005.09.05 283
2248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19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