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6 10:56

여고행(旅苦行)

조회 수 429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여고행(旅苦行)


유성룡


그러던 이듬해 따스한 이른 봄 어느 날
왠지 소릿바람이 스치는 충동에
부사리처럼 그녀 집을 향해 달렸다
때마침 그녀는 집 앞에서
울고 있었다, 참을 수 없는 감성에 북바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더니,
공교롭게도 일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유는 모르는 근심에 찬 눈매를
부리대는 일이 심상찮았으나
대충 짐작으로 여긴 나는, 그녀를 데리고
옥시글거리는 바닷가에나 가서
머리라도 식힐 겸 출발 한 것이

또한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줄은 미쳐 생각치 못했다.

적어도
그때는 정확하게 사랑했다
할 수는 없었으나, 이성을 추구하고 있었음은
분명했음으로. 이미 발덧은 손돌이추위에 야기(惹起)된
소루한 날밤을 지새는 눅눅한 바닷가 근교에서
상초(霜草)의 신날을 적셨다

다음날,
감실거리는 해가 뜨고 소롯길엔
낮과 밤이 교차하는 발싸심을 하지만, 또 그 다음날도
소회(所懷)를 달랜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8 고난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16 93
307 고난 덕에 강민경 2017.01.02 115
306 계절과 함께하는 동심의 세계 - 백야/최광호 동시 백야/최광호 2005.07.28 371
305 계산대 앞에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9.19 110
304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273
303 경칩(驚蟄) 하늘호수 2017.03.07 174
302 겸손 성백군 2008.04.04 145
301 결혼반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5.20 377
300 시조 결혼기념일 結婚紀念日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21 88
299 결실의 가을이 강민경 2016.11.01 134
298 시조 결(結)을 위해서라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2 93
297 겨울이 되면 유성룡 2008.02.18 151
296 겨울의 무한 지애 강민경 2015.12.12 173
295 겨울비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1.18 154
294 겨울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17 133
293 겨울바람의 연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12 144
292 겨울바람 하늘호수 2017.02.19 100
291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성백군 2014.01.03 362
290 겨울, 담쟁이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10 141
289 겨울 홍시 강민경 2014.02.08 336
Board Pagination Prev 1 ...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