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8 06:51

숨은 사랑 / 성백군

조회 수 15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숨은 사랑 / 성백군

 

 

제철이라고

귀농 친구가 사과 한 상자 보내왔다

그중 가장 빨갛고 튼실한 것으로 한 알 골라

쪼개 본다. 확 드러나는

뽀얀 속살 속 선명한 하트 무늬

 

사랑의 표시다

중심에서 꼼지락거리는 것 같은 까만 씨앗들은

사랑의 잉태가 틀림없는데

무에 그리 부끄러운지 숨어 있구나

 

자랑할 만한데

몇 자 적은 메모지 한 장쯤은 있을 만도 한데

서운하다. 고맙다. 뭐 이런 너스레들

허접스러우면서도 달콤하고 허전하면서도 아린 것들이

내 가슴을 치고 지나가는데

눈 씻고 봐도 친구의 생색내기는 보이지 않고,

 

드디어 해냈구나

그동안 한겨울 혹한을 참아 내고

꽃샘추위 시샘도 이겨 내고

가뭄도, 장마도…,

친구여, 부지런한 자네 앞에서는 이런 것들은

한갓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했다고

와삭!

자네의 정성과 애틋한 마음이 내 혀끝에서

달콤하고 새콤하고 빨갛게 익는구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46 조각 빛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4.01.30 70
2245 돌아온 탕자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23 37
2244 고난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16 35
2243 새싹의 인내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09 43
2242 들길을 걷다 보면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02 32
2241 2024년을 맞이하며 tirs 2024.01.02 49
2240 나목의 겨울나기 전술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26 79
2239 단풍 낙엽 – 2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9 174
2238 물속 풍경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2 182
2237 광야(廣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05 171
2236 가을 빗방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8 181
2235 단풍잎 꼬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1 117
2234 늙은 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14 140
2233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07 159
2232 갈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31 113
2231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24 197
2230 가을 산책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7 166
2229 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0 139
2228 우리 동네 잼버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03 128
2227 가을 입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26 14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