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2 19:45

살만한 세상

조회 수 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살만한 세상/강민경

 

 

카피올라니 공원 갓길 숲에서

햇빛에 반짝이는

전화를 주었다

 

고급이다

탐나는 것, 손안에 쏙 들어오는데

마음은 자꾸 밀어낸다.

 

(언제였던가? 수십 년도 더 된 일이지만

알라모아나 시장에서 둘째 아이를 잃어버리고

넋 나간 사람처럼 애태웠던 일이 생각나서

지금 내가 전화 주인이 되어본다

 

울어라. 전화야

내가 내 아이의 울음을 쫓았듯이

네 주인도 너의 울음을 들으리니

울어라

마음을 쏟을 때

응답하는 전화벨 소리

시간은 좀 흘렀지만

 

잃은 아이 찾았을 때

내 감동으로 기뻐하는 음성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며

사례금을 주려는 외국인 앞에서

공으로 돌아서는 내가 얼마나 당당했는지

이제야 아이에게 빚진 마음을 갚는 심정이다

스스로 살만한 세상을 만들었다고 우쭐해 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68 (동영상시) 어느 따뜻한 날 One Warm Day 차신재 2016.12.01 74611
2267 화가 뭉크와 함께 이승하 2006.02.18 2339
2266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차신재 2016.02.25 1949
2265 불러봐도 울어봐도 못 오실 어머니 이승하 2010.08.26 1554
2264 봄의 왈츠 김우영 2010.03.03 1432
2263 희곡 다윗왕가의 비극 -나은혜 관리자 2004.07.24 1425
2262 희곡 다윗왕과 사울왕 -나은혜 관리자 2004.07.24 1424
2261 가시버시 사랑 김우영 2010.05.18 1405
2260 리태근 수필집 작품해설 김우영 2010.07.11 1342
2259 김천화장장 화부 아저씨 이승하 2009.09.17 1312
2258 아버님께 올리는 편지 -이승하 관리자 2004.07.24 1279
2257 플라톤 향연 김우영 2010.02.24 1229
2256 김우영 작가의 산림교육원 연수기 김우영 2012.06.25 1219
2255 중국 김영희 수필 작품해설 김우영 2011.06.18 1195
2254 우리 시대의 시적 현황과 지향성 이승하 2005.02.07 1158
2253 코메리칸의 뒤안길 / 꽁트 3제 son,yongsang 2010.08.29 1152
2252 미당 문학관을 다녀 오면서 file 김사빈 2010.06.23 1086
2251 노벨문학상 유감 황숙진 2009.10.11 1081
2250 돌아가신 어머니, 아버지가 남긴 편지 이승하 2011.04.30 1078
2249 잊혀지지 않은 사람들 박동수 2010.07.26 106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