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2 19:45

살만한 세상

조회 수 9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살만한 세상/강민경

 

 

카피올라니 공원 갓길 숲에서

햇빛에 반짝이는

전화를 주었다

 

고급이다

탐나는 것, 손안에 쏙 들어오는데

마음은 자꾸 밀어낸다.

 

(언제였던가? 수십 년도 더 된 일이지만

알라모아나 시장에서 둘째 아이를 잃어버리고

넋 나간 사람처럼 애태웠던 일이 생각나서

지금 내가 전화 주인이 되어본다

 

울어라. 전화야

내가 내 아이의 울음을 쫓았듯이

네 주인도 너의 울음을 들으리니

울어라

마음을 쏟을 때

응답하는 전화벨 소리

시간은 좀 흘렀지만

 

잃은 아이 찾았을 때

내 감동으로 기뻐하는 음성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며

사례금을 주려는 외국인 앞에서

공으로 돌아서는 내가 얼마나 당당했는지

이제야 아이에게 빚진 마음을 갚는 심정이다

스스로 살만한 세상을 만들었다고 우쭐해 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44 잊혀지지 않은 사람들 박동수 2010.07.26 1047
2243 시인 한하운의 시와 사랑 이승하 2011.08.23 1020
2242 그대의 사랑으로 나는 지금까지 행복하였소 이승하 2004.09.23 1018
2241 <도청> 의원 외유 정진관 2005.01.25 1013
2240 땅과 하늘이 마주 보는 비밀을 강민경 2010.07.06 984
2239 연이어 터지는 바람 성백군 2010.08.22 974
2238 '신춘문예'를 준비하고 계십니까? 이승하 2004.11.27 971
2237 문단권력 또는 공해 관리자 2004.07.24 969
2236 007 김우영 2010.05.21 969
2235 참 바보처럼 살다 갔네. 황숙진 2009.05.26 953
2234 천년 그리움이 흐르는 강 유성룡 2007.08.19 950
2233 중국 바로알기 김우영 2013.03.07 944
2232 아빠의 젖꼭지 (동시) 박성춘 2010.02.17 939
2231 동화 당선작/ 착한 갱 아가씨....신정순 관리자 2004.07.24 937
2230 김대중 선생님을 추모하며 황숙진 2009.08.18 935
2229 밤하늘의 별이었는가 강민경 2010.10.06 919
2228 무상성(無償性)에 굴하지 않는 문학-이숭자 선생님을 추모하며 황숙진 2011.02.12 919
2227 디베랴 해변 박동수 2010.08.27 915
2226 바다 건너에서도 피는 모국어의 꽃 박영호 2007.01.22 914
2225 근작시조 3수 son,yongsang 2010.04.24 90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