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7 20:03

옷을 빨다가

조회 수 20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옷을 빨다가/강민경

 

 

오늘내일 미루다가

다급해지면 손빨래를 한다

어깨허리 다리 온몸이 저릿저릿 요동치며

저절로 앓는 소리를 낸다

 

하던 일 멈추고

피곤한 몸 누이고

빨래는 빨아 입으면 깨끗한데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왜 쉽게 지워지지 않을까?

엉뚱한 생각에 골똘하다 문득 창밖

봄꽃 따라온 오월의 푸르름, 하늘 찌르는 기상도 보고

그 그늘 밑

낮은 곳을 사모하여 허락된 땅에서만 사는

채송화도 본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라는데

푸르름을 쫓아 기는 오월의 하늘같이

낮은 곳을 만족해하는 채송화같이

빨아 입으면 깨끗해지는 빨래처럼

삶이 단순하면 안 되는 걸까……,

 

세상에나 일하다가

이러고 있는 나는 뭐고

나도 사람이라서

지혜가 과욕이 될 때도 있구나

생각이 시간을 헛되이 보냈으니

손해를 볼 때도 있구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8 단추를 채우다가 강민경 2016.12.18 206
987 너의 유혹에 빨려드는 나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6.12 206
986 시조 뿌리에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15 207
985 아침의 여운(餘韻)에 강민경 2016.03.19 207
984 개여 짖으라 강민경 2016.07.27 207
983 시조 찔레 향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3 207
982 첫눈 (부제: 겨울 나그네) 강민경 2008.04.06 208
981 이별이 지나간다 이월란 2008.04.10 208
980 미음드레* 이월란 2008.04.28 208
979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2014.05.25 208
978 그늘의 탈출 강민경 2014.10.04 208
977 마지막 기도 유진왕 2022.04.08 208
976 철로(鐵路)... 천일칠 2005.02.03 209
975 사모(思慕) 천일칠 2005.04.26 209
974 탱자나무 향이 강민경 2006.03.05 209
973 전지(剪枝) 성백군 2007.01.18 209
972 암벽을 타다 박성춘 2007.10.14 209
971 차원과 진화 - Dimension & Evolution 박성춘 2012.01.28 209
970 낙엽 한 잎 성백군 2014.01.24 209
969 철쇄로 만든 사진틀 안의 참새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5.31 209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