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17 17:25

봄 편지 / 성백군

조회 수 5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 편지 / 성백군

 

 

편지가 왔다

주소도 수신자도 없는 편지가

이 산 저 산 앞들 뒷들로 날마다 오더니

우리 집 화단에도 봄을 가득 적어놓았다

 

바탕체, 돋움체, 굴림체, 궁서체,

모양도 갖가지이고

빨강, 노랑, 보라, 분홍, 하양, 색깔도 천차만별이라

잠시 어질머리가 될 때도 있지만

정신을 차리고 모양과 색을 구별하여 읽어보면

할미꽃, 진달래, 개나리, 산수유, 매화, 동백, 벚꽃……,

 

주인 없다고 망설이지 마라, 벌 나비 분탕 치고

주소 모른다고 미루지 말라

바람이 눈치채고 제멋대로 끌고 다니면

맞춤법도 띄어쓰기도 엉망이 되고

내용도 조잡한 잡문이 된다

 

당신이 글쟁이면

머리를 열고 봄의 마음을 적어라

코를 벌름거리며 향기를 맡아보고 심장에다 새겨라

당신이 주인이고

당신이 봄이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68 봄 그늘 하늘호수 2018.03.21 705
1067 살만한 세상 강민경 2018.03.22 511
1066 시작(始作 혹은 詩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27 608
1065 옷을 빨다가 강민경 2018.03.27 641
1064 바람의 말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4.02 646
1063 비와의 대화 강민경 2018.04.08 525
1062 몸살 앓는 봄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09 426
1061 노숙자의 봄 바다 강민경 2018.04.11 592
» 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17 562
1059 물웅덩이에 동전이 강민경 2018.04.19 628
1058 배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23 497
1057 나무 뿌리를 밟는데 강민경 2018.04.24 546
1056 봄의 꽃을 바라보며 강민경 2018.05.02 582
1055 어머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07 518
1054 꽃 앞에 서면 강민경 2018.05.11 580
1053 어느새 비 그치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14 581
1052 졸업식은 오월의 함성 강민경 2018.05.18 630
1051 사망보고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1 581
1050 등대 사랑 강민경 2018.05.29 550
1049 하와이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9 561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118 Next
/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