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마밭 빈집 / 성백군
오뉴월 한낮
소나기 지나가고
햇빛 쨍, 채마밭이 환하다
골은
그늘 더욱 깊고,
애벌레
젖은 몸 말리려
배춧잎 밖으로 나왔다가
밭둑, 뽕나무에
허물 벗어 빈집 지어놓고
승천하기 전 제 색시 찾는다
매암 매암
구자애의 시
이슬의 눈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채마밭 빈집
우리의 상황들
밤 바닷가의 가로등
나는 세상의 중심
배달 사고
바람난 첫사랑
나비 그림자
모래시계
안개 속에서
내일은 꽃으로 피어난다
금잔디
별
오늘은 건너야 할 강
40년 만의 사랑 고백
내비게이터
대나무 마디
(단편) 나비가 되어 (7, 마지막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