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푸른 치마폭으로 온 세상을 감싸던
나무와 나뭇잎들
을씨년스런 바람을 맞아들이며
서두에 어떤 당부를 새기고 싶었는가!
가을 속으로 든 색깔, 노랗고 붉다
발이 부르트고 다리가 비틀리도록
버석거리며 세월의 강을 건넌
애 끓임은 간 곳 없고
화려했던 동심을 털어버릴 수 없는
가슴속 회포가 불 바람처럼 회오리친다
흐르는 계절 틈새를 통과하는
푸름과 노랗고 붉은 절정의
단풍 한 잎, 한 잎
피처럼 타는 노을에 자꾸만
앓는 소리를 내며 바스락거린다
바람에 흔들리며 제자리 지키려는
나무와
사람들의
후끈거리는 가슴 내부에
검은 그을음 같은 허무가 스민
빨간 단풍잎의 서러운 가을 축제였다.
.
시
2013.11.23 12:32
단풍 한 잎, 한 잎
조회 수 278 추천 수 2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29 | 시 | 겨울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1.17 | 134 |
628 | 시 | ‘더’와 ‘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01 | 134 |
627 | 꽃 그늘 아래서 | 지희선(Hee Sun Chi) | 2007.03.11 | 133 | |
626 | 許交 | 유성룡 | 2007.11.23 | 133 | |
625 | 봄밤 | 이월란 | 2008.03.08 | 133 | |
624 | 시조 | 고사리 / 천숙녀 1 | 독도시인 | 2021.03.05 | 133 |
623 | 시 | 산동네 불빛들이 | 강민경 | 2016.05.17 | 133 |
622 | 시 | 이끼 같은 세상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1.24 | 133 |
621 | 시 | 운명運命 앞에서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28 | 133 |
620 | 시 | 커피 향/강민경 | 강민경 | 2019.02.28 | 133 |
619 | 시 | 바 람 / 헤속목 | 헤속목 | 2021.06.01 | 133 |
618 | 시 | 그대인가요! – 김원각 | 泌縡 | 2020.04.08 | 133 |
617 | 시 | 물의 식욕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8.12 | 133 |
616 | 시 | 어머니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20 | 133 |
615 | 시 | 순수 1 | young kim | 2021.03.20 | 133 |
614 | 시 | Prayer ( 기 도 ) / young kim | young kim | 2021.04.04 | 133 |
613 | 시조 | 코로나 19 –가을아침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9.25 | 133 |
612 | 시조 | 무너져 내린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6.29 | 133 |
611 | 시 | 삶이 아깝다 1 | 유진왕 | 2021.08.16 | 133 |
610 | 시 | 울타리가 머리를 깎았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6.14 | 1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