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푸른 치마폭으로 온 세상을 감싸던
나무와 나뭇잎들
을씨년스런 바람을 맞아들이며
서두에 어떤 당부를 새기고 싶었는가!
가을 속으로 든 색깔, 노랗고 붉다
발이 부르트고 다리가 비틀리도록
버석거리며 세월의 강을 건넌
애 끓임은 간 곳 없고
화려했던 동심을 털어버릴 수 없는
가슴속 회포가 불 바람처럼 회오리친다
흐르는 계절 틈새를 통과하는
푸름과 노랗고 붉은 절정의
단풍 한 잎, 한 잎
피처럼 타는 노을에 자꾸만
앓는 소리를 내며 바스락거린다
바람에 흔들리며 제자리 지키려는
나무와
사람들의
후끈거리는 가슴 내부에
검은 그을음 같은 허무가 스민
빨간 단풍잎의 서러운 가을 축제였다.
.
시
2013.11.23 12:32
단풍 한 잎, 한 잎
조회 수 263 추천 수 2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47 | 숙제 | 박성춘 | 2010.07.20 | 825 | |
846 | 시 | 순수 1 | young kim | 2021.03.20 | 131 |
845 | 시 | 숨 막히는 거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3.12 | 153 |
844 | 시 |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 오연희 | 2016.07.08 | 216 |
843 | 시 | 숨은 사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1.18 | 155 |
842 | 시 | 숲 속 이야기 | 하늘호수 | 2016.07.11 | 116 |
841 | 시 | 숲 속에 볕뉘 | 강민경 | 2015.10.01 | 363 |
840 | 시 | 숲 속에 비가 내리면 | 하늘호수 | 2015.10.27 | 223 |
839 | 시 | 쉼터가 따로 있나요 | 강민경 | 2016.05.28 | 191 |
838 | 스승의 날이면 생각나는 선생님 | 이승하 | 2008.05.14 | 257 | |
837 | 스위치 2 - Switch 2 | 박성춘 | 2011.03.26 | 415 | |
836 | 스페이스 펜 (Space Pen) | 이월란 | 2008.04.13 | 194 | |
835 | 시 | 슬픈 인심 | 성백군 | 2015.01.22 | 187 |
834 | 시 | 시 / 바람 3 | son,yongsang | 2017.09.04 | 246 |
833 | 시 | 시 어 詩 語 -- 채영선 | 채영선 | 2016.08.19 | 119 |
832 | 시조 | 시詩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1.12 | 89 |
831 | 시 | 시詩 안에 내가 함께 있으니까요 - 김원각 | 泌縡 | 2020.03.13 | 188 |
830 | 시조 | 시詩 한편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4.02 | 73 |
829 | 기타 | 시간 그리고 사랑 (작은나무의 작은생각) | 작은나무 | 2019.03.04 | 132 |
828 | 시 | 시간 길들이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6.28 | 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