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산 / 강민경
끝없는 길에
바람 타고 내리는 아기배나무 꽃잎들이
봄 나비 떼의 춤사위 같다
그냥 떨어져 내리는 춤이 아니라
생명을 잉태하는
훈훈한 봄 축제임이 틀림없어서
소용돌이치며 낙화하는 꽃잎 속
검게 그을린 얼굴의 아기배
첫 열매적 저를 지워내며 기껍다
첫 아이적 상처를 지워 보겠다고
이번에는 자연 분만을 고집하던 딸아이
산모도, 아기도, 위험해져서
사경을 헤매다 생(生)과 사(死)의 수술 준비 시간
배를 가르는데 1분
세상을 맞이하는데 1분
단 2분인데 요단강을 건너온 것처럼
고통의 봄 뒤 활짝 웃는 탄생의 기쁨
저 꽃들과 제 소명 이루려고 온몸 사르는
아기배의 바램까지, 그렇게 많이
제 뼈를 깎으면서도 좋은 것을!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05 | 시 | 낯 선 세상이 온다누만 1 | 유진왕 | 2021.08.02 | 92 |
604 | 낮달 | 강민경 | 2005.07.25 | 167 | |
603 | 낮달 | 성백군 | 2012.01.15 | 93 | |
602 | 시조 | 낮게 사는 지하방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8.03 | 117 |
601 | 시 | 납작 엎드린 깡통 | 강민경 | 2017.06.18 | 151 |
600 | 시 | 남편 길들이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0.11 | 135 |
599 | 시 | 남은 길 1 | 헤속목 | 2022.01.26 | 205 |
598 | 낡은 재봉틀 | 성백군 | 2006.05.15 | 329 | |
597 | 낡은 공덕비 | 성백군 | 2009.12.25 | 717 | |
596 | 시 | 날파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26 | 40 |
595 | 날지못한 새는 울지도 못한다 | 강민경 | 2008.10.12 | 277 | |
594 | 날아다니는 길 | 이월란 | 2008.03.04 | 208 | |
593 | 시 | 날마다 희망 | 하늘호수 | 2016.10.27 | 119 |
592 | 시 | 날 저무는 하늘에 노을처럼 | 하늘호수 | 2017.05.15 | 247 |
591 | 시 | 날 붙들어? 어쩌라고? | 강민경 | 2015.03.15 | 252 |
590 | 시 | 난해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18 | 106 |
589 | 난초 | 성백군 | 2006.04.10 | 252 | |
588 | 시조 | 난전亂廛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0.28 | 97 |
» | 시 | 난산 | 강민경 | 2014.04.17 | 302 |
586 | 시 | 낚시꾼의 변 1 | 유진왕 | 2021.07.31 | 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