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챙이 피는 연못-장태숙
2007.09.04 08:24
올챙이 피는 연못
어디서 툭, 떨어졌는지
도대체 알 길 없는 청개구리 한 쌍
뒤뜰 연못에서 며칠 줄기차게 울어대더니
해독할 수 없는 글들, 잔뜩 풀어놓고 갔다
내게 주고 싶은 어떤 말이라도 있다는 걸까
팔랑팔랑 가볍게도 움직이는 날렵한 활자들
경쾌한 음표처럼 수없이 파닥이며
돌 속으로 사라지기도 하고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한다
연못은 지극히 고요하지만
잔 물살 하나, 일지 않지만
순진무구 환하게 박혀있는 이 여린 것들에게는
신명나게 자신을 내어준다
물고기 없는 연못
문자를 이룬 말들의 싱싱한 활보 가득하고
나는 오래 쪼그리고 앉아 그들을 읽는다
올챙이 피는 연못, 한 권의 책이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27 | 부부 - 이윤홍 | 미문이 | 2005.06.12 | 133 |
326 | 지상에 남기는 바다의 꿈 / 한길수 | 미문이 | 2008.03.28 | 134 |
325 | 외줄기 담쟁이 / 지희선 | 관리자_미문이 | 2011.11.28 | 134 |
324 | 사모곡(思母曲)-현원영 | 미주문협 | 2017.04.02 | 134 |
323 | 자기소개 - 권태성 | 미문이 | 2005.05.26 | 135 |
322 | 아들 / 김동찬 | 미문이 | 2008.08.22 | 135 |
321 | 텅빈자리 / 서용덕 | 미문이 | 2008.12.09 | 136 |
320 | 김동찬: 나-무 | 미주문협관리자 | 2015.07.16 | 136 |
319 | 낙엽 하나 바람을 이고 / 장정자 | 미문이 | 2009.04.21 | 137 |
318 | 계로록(戒老錄) / 손용상 | 관리자_미문이 | 2012.05.21 | 137 |
317 | 감나무 같은 사람 | 미주문협 웹도우미 | 2014.06.23 | 137 |
316 | 미주문학상 수상작품/흔적 | 미주문협관리자 | 2015.03.15 | 137 |
315 | 부인(否認) - 문인귀 | 미문이 | 2005.03.28 | 138 |
314 | 못된 여자 / 채영식 | 미문이 | 2007.12.11 | 138 |
313 | 겨울꽃 / 안선혜 | 미문이 | 2008.12.30 | 138 |
312 | 우리 사랑의 목격자 / 최상준 | 관리자_미문이 | 2011.12.06 | 138 |
311 | 둥 둥 둥 내 인생 / 장정자 | 관리자_미문이 | 2012.09.03 | 140 |
310 | 김호길-비행운 | 미주문협관리자 | 2015.10.01 | 141 |
309 | 풀치다 / 유봉희 | 관리자_미문이 | 2012.07.02 | 142 |
308 | 기도 / 정국희 | 관리자_미문이 | 2011.11.01 | 1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