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챙이 피는 연못-장태숙
2007.09.04 08:24
올챙이 피는 연못
어디서 툭, 떨어졌는지
도대체 알 길 없는 청개구리 한 쌍
뒤뜰 연못에서 며칠 줄기차게 울어대더니
해독할 수 없는 글들, 잔뜩 풀어놓고 갔다
내게 주고 싶은 어떤 말이라도 있다는 걸까
팔랑팔랑 가볍게도 움직이는 날렵한 활자들
경쾌한 음표처럼 수없이 파닥이며
돌 속으로 사라지기도 하고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한다
연못은 지극히 고요하지만
잔 물살 하나, 일지 않지만
순진무구 환하게 박혀있는 이 여린 것들에게는
신명나게 자신을 내어준다
물고기 없는 연못
문자를 이룬 말들의 싱싱한 활보 가득하고
나는 오래 쪼그리고 앉아 그들을 읽는다
올챙이 피는 연못, 한 권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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