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7 18:52

못난 친구/ /강민경

조회 수 9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못난 친구/강민경

 

 

커피에 꿀을 넣으려다가

꿀단지 앞에서 엎어져 죽은

바퀴벌레를 보는데

사랑하는 사람 지척에 두고 그리워하다

더는 그리워하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간 친구가 생각난다

   

누군가는 전생에 인연이라 하였고,

누군가는 전생에 원수라 하였지만

그래, 그게 그렇지 않아,

긍정하고 부정하는 사이

이웃집 오빠였거나, 누이동생 같았을

지척에 제 사랑이 있는데

건너지 못할 강 앞에서 애만 태우다

요단강 건넜다는 그 소문처럼

 

바퀴벌레의 죽음이

이룰 수 없는 사랑의 불길에 뛰어든

그 친구의 생애 같아

평소에

바퀴벌레를 끔찍이 싫어하는 나에게

때아닌 측은지심이라니!

 

하찮은 바퀴벌레의 죽음을 보면서

사랑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하늘나라를 선택한 그 친구가

자꾸만 눈에 밟힌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09 시조 2월 엽서 . 2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6 122
2108 시조 2월 엽서 . 1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5 123
2107 마음자리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02.15 216
2106 시조 이제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4 136
2105 시조 찔레 향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3 216
2104 시조 뼈 마디들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1 91
2103 시조 지워질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0 113
2102 시조 말리고 싶다, 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9 130
2101 입춘대길(立春大吉)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2.08 220
2100 시조 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8 111
2099 시조 찬 겨울 시멘트 바닥에 누워보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7 102
2098 시조 낙장落張 / 천숙녀 2 file 독도시인 2022.02.06 107
2097 시조 곡비哭婢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5 207
2096 시조 아득히 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4 92
2095 시조 동안거冬安居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3 388
2094 시조 거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2 115
2093 마스크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2.01 137
2092 시조 설날 아침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1 128
2091 시조 함박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31 124
2090 시조 아버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30 115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