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그 울림속으로 / 장정자
2010.03.08 11:57
삶이 그토록 지치고 힘겨울 때
내 옆에 다가와
말 없이
그저 말 없이
어깨 감싸안아 주던
따뜻한 손길 하나
그것으로
무언 아닌 유언으로
단지
이생의 오가는 곁길에서
이것으로 마지막 길목을 작별하는
몸짓은
기둥 뒤에 숨어 울고 있음을
애써 외면하는
이제
언제 만날는지
알 길 없는 기나긴 이별 앞에 서서
태연히
일상의 그늘로 스며 들어감은
지독한 현실의 무게로 인한
의무라든지
속박이라 해도 좋을
또 다른 자유를 향해
운다는 것도 사치 같아서
감추고
내 한 쪽 깊은 심중에 켜켜이 모아두고
언제인지도 모를 그 먼 날에
꺼내어 보고서야
그대 갈 길 다 가고
빈 허공
말 없이 올려보는 아픔은
이별 앞에서 울림으로
깊은.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7 | 텅빈자리 / 서용덕 | 미문이 | 2008.12.09 | 136 |
206 | 아들 / 김동찬 | 미문이 | 2008.08.22 | 135 |
205 | 자기소개 - 권태성 | 미문이 | 2005.05.26 | 135 |
204 | 사모곡(思母曲)-현원영 | 미주문협 | 2017.04.02 | 134 |
203 | 외줄기 담쟁이 / 지희선 | 관리자_미문이 | 2011.11.28 | 134 |
202 | 지상에 남기는 바다의 꿈 / 한길수 | 미문이 | 2008.03.28 | 134 |
201 | 부부 - 이윤홍 | 미문이 | 2005.06.12 | 133 |
200 | 우주자궁- 석상길 | 미문이 | 2005.02.07 | 133 |
199 | 오늘따라 - 박영보 | 미문이 | 2005.04.24 | 132 |
198 | 4월이 좋다 / 김영교 | 미주 | 2024.04.01 | 131 |
197 | 이월란-노을 [1] | 미주문협 | 2018.01.15 | 130 |
196 | 그 남자의 귀고리 / 김영교 | 미문이 | 2008.09.19 | 130 |
195 | 은빛 지느러미 - 김영교 | 미문이 | 2005.01.02 | 130 |
194 | 정용진 - 길 | 미주문협관리자 | 2016.01.01 | 128 |
193 | 풀 꽃 - 장효정 | 미문이 | 2007.09.12 | 128 |
192 | 안선혜-억새 | 미주문협 | 2017.05.17 | 127 |
191 | 강언덕-사랑이라는 말 | 미주문협관리자 | 2015.07.06 | 127 |
190 | 계절 앞에서 / 장정자 | 관리자_미문이 | 2011.10.24 | 127 |
189 | 김수영-겨울강 | 미주문협 | 2018.03.15 | 125 |
188 | 미주문학상 당선작-분수 | 미주문협 | 2018.10.01 | 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