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률에 실린 고국의 정 / 오정방
2012.06.26 09:28
타향에 살면서 만나게 되면
고향 까마귀만 봐도 반갑다는데
하물며 이역만리에서 만난
울산시립교향악단이랴
내가 4반세기를 살고 있는
오레곤 주 포틀랜드를
장미축제에 맞춰 방문한 저들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이
은은히 울려퍼질 땐
3천 청중이 숨을 죽였으며
6천개의 눈이 지휘봉에 쏠렸다
어느 누가 맨 처음으로
저 각기 다른 악기를 고안 했나
갖가지 종류의 악기들이 합주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줄 안
첫 번째의 사람은 누구였을까?
아둔한 우리 인간에게
이러한 지혜를 허락하신 이는?
고국을 그리며 향수에 젖은
동포들의 가슴을 씻겨 준
모쪼록의 훌륭한 연주에 취해
밤이 깊은 줄도 까맣게 잊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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