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8 16:43

나무 뿌리를 보는데

조회 수 15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무뿌리를 보는데/강민경                          .

 

 

마키키* 산을

사람처럼 오르며

흙 위로 튀어 오른 굵고, 가느다란 나무뿌리가

길 아래위로 얽히고설키면서

바윗돌 휘감아 계단을 만들고,

징검다리를 놓았다.

 

나야 내 발 받쳐주는

저들의 노고에 기대니

안전하고 편안한 산행길이라서 행복하지만

뿌리는 날마다

수천만의 발걸음에 밟히면서 얼마나 아플까

고통도 오래 참으면 면역이 되는 건가?

빤질빤질, 발자국 닿는 곳마다 윤기 흐른다

 

저 나무뿌리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대가도 보상도 받지 못하면서

인정사정없는 수많은 발밑 견디느라

침묵하는 천민들 같아 안타깝지만

강자만 군림하는 세상인심을

내 무슨 힘이 있어 간섭할 수 있을 것인가

 

나 또한

저들을 계단처럼 밟고 오르내리며

남에게 밟혔다고 불평할 수 있겠는가

생각을 바꾸면 곧바로 위로되는 것을

나무뿌리를 보면서 섬김을 배운다

 

*하와이 지역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6 소화불량 / 성배군 하늘호수 2023.02.21 171
865 수필 속살을 보여준 여자-고대진 미주문협 2017.01.30 490
864 속죄양 -어머니 떠나시던 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9 119
863 손 들었음 1 file 유진왕 2021.07.25 68
862 손님 강민경 2005.12.20 282
861 손들어 보세요 서 량 2005.08.13 279
860 손안의 세상 성백군 2014.05.23 262
859 시조 손을 씻으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3 207
858 송년사 성백군 2005.12.31 195
857 송어를 낚다 이은상 2006.07.19 328
856 송장 메뚜기여 안녕 박성춘 2007.09.04 441
855 수국 file 김은경시인 2020.11.19 168
854 수덕사에서 신 영 2008.05.19 223
853 수필 수레바퀴 사랑-김영강 오연희 2016.03.09 285
852 수필 수잔은 내 친구 박성춘 2015.07.10 335
851 수족관의 돌고래 강민경 2015.07.15 330
850 시조 수채화 / 천숙녀 독도시인 2021.04.28 64
849 시조 숙녀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6 128
848 숙면(熟眠) 강민경 2014.11.04 170
847 숙제 박성춘 2010.07.20 822
Board Pagination Prev 1 ...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 114 Next
/ 114